[결과] 건국대 합격, 그리고 고려대 불합격
건국대 합격
회사에서 점심시간, 휴대폰을 켰다.
건국대 합격자 발표일이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건국대 교육대학원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수험번호를 입력했다.
"합격"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붙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솔직히 예상 못 했다.
면접 때 느꼈던 그 압박감.
대기실에 앉아 있던 다른 지원자들.
깔끔한 정장 차림의 현직 교사들.
교육학 석사 출신들.
그리고 나.
30대 중반, 전문대 출신, 겨우 전공심화로 학사 따는 중소기업 과장.
"내가 붙을 줄은..."
나는 혼자 웃었다.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도전이라도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붙었다.
15년 지기 친구에게 전화
회사로 돌아와서, 몰래 친구에게 전화했다.
"야, 나 붙었어."
"어? 진짜?"
"응. 건국대."
"오 축하해!"
"고마워. 근데..."
"응?"
"고려대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온대."
친구가 웃었다.
"ㅋㅋ 어차피 너 이미 붙었잖아."
"그래도... 궁금하긴 해."
"뭐가?"
"고려대도 붙을 수 있을까?"
일주일 후
또 점심시간, 또 화장실.
고려대 합격자 발표일이었다.
이번엔 좀 덜 떨렸다.
이미 건국대에 붙었으니까.
고려대 교육대학원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수험번호를 입력했다.
"불합격"
아.
그래.
예상은 했다.
고려대는 더 높은 벽이었으니까.
이상하게 담담했다
10년 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것이다.
"역시 나는 안 돼."
"전문대 출신이라 그래."
"고려대는 역시 무리였어."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화장실 칸 안에 앉아서, 나는 생각했다.
"고려대는 아니지만, 건국대는 붙었잖아."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나는 이미 증명했다.
전문대 출신이어도, 대학원에 갈 수 있다는 걸.
그래서 담담했다.
퇴근길 지하철
그날 저녁, 퇴근길 지하철 안.
창밖을 보며 생각했다.
"고려대와 건국대, 뭐가 다를까?"
네임밸류는 고려대가 더 높다.
브랜드도, 인지도도.
하지만 문득 떠올랐다.
가랑비 프로젝트.
친구와의 약속.
2040년까지 15년.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학교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중요한 거 아닐까.
다시 친구에게 전화
집에 도착해서, 친구에게 전화했다.
"야, 고려대 떨어졌어."
"어... 괜찮아?"
"응, 괜찮아."
"진짜?"
"응. 근데 말이야."
"응?"
"건국대 AI융합교육이랑 고려대 AI융합에듀테크랑 뭐가 다를까?"
친구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결국 같은 방향 아니야? AI랑 교육 둘 다 배우는 거잖아."
"맞네."
"그럼 됐지. 넌 이미 붙었어."
친구 말이 맞았다.
나는 '고려대'라는 브랜드에 집착했던 거다.
진짜 목표는:
AI와 교육을 배우는 것.
더 나은 교육을 만드는 것.
2040년, 가랑비 컴퍼니를 준비하는 것.
고려대든 건국대든, 그건 수단일 뿐이었다.
결정
전화를 끊고, 나는 노트를 꺼냈다.
건국대 합격. 고려대 불합격. 그럼 다음은?
선택지는 명확했다.
건국대 교육대학원 AI융합교육 전공.
2년 후, 나는 여기서 석사 학위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2년 동안:
AI 기술과 교육학을 제대로 배운다
교육업계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가랑비 컴퍼니의 기초를 설계한다
실무와 학업을 병행하며 운영 역량을 키운다
마지막 줄에 적었다.
"고려대는 안 됐지만, 나는 이미 시작했다."
일주일 후
건국대 합격을 확인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회사 팀장님이 물었다.
"너 대학원 붙었다며? 축하해."
"감사합니다."
"고려대?"
"아니요, 건국대요."
"건국대도 좋은데? 거기 AI융합교육 괜찮다던데."
"네, 저도 그래서 지원했어요."
팀장님이 웃었다.
"학교 이름보다 중요한 건 네가 거기서 뭘 하느냐야. 열심히 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려대 불합격 화면.
건국대 합격 화면.
나는 두 스크린샷을 모두 저장했다.
'전환점' 폴더에 나란히 넣어뒀다.
언젠가 다시 볼 때,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고려대는 떨어졌지만, 그게 오히려 잘된 일이었어."
"중요한 건 학교가 아니라 방향이었으니까."
고려대는 떨어졌다.
하지만 건국대는 붙었다.
1년 전의 나였다면,
"고려대가 아니면 의미 없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중요한 건 학교 이름이 아니라,
내가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만들어갈 것인가.
2040년, 가랑비 컴퍼니.
친구가 철학을 만드는 동안,
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그 첫걸음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