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원룸 건물을 부른 남자, 내 인생의 멘토

하루하루 돈그릇을 키운 날들

by 란스케이프

집을 팔고 무주택자로 살게 되자, 앞이 막막하고 깜깜했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거 같은 느낌,

그런 감정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나는 생전 해보지도 않던 일들을 도전했다.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모두가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주식투자도 뛰어들었고,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것.


그 외에는 내게 어떤 돌파구도 없었다.

그저, 무너지지 않으려면 뭐라도 하는 수밖에..


소설은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았다.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소설책은 더 이상 흥미도 공감도 수긍도 되지 않았다.


이제는 책의 분야를 바꾸어야 했다.

자기 계발서.

나를 바꿔야 했다.

조금 더 실리적인 지식을 얻고,

현실에서 쓸모 있는 힘을 길러야 했다.


그러던 중. 유튜브 영상에서 보게 된 평택아저씨.

72년생의 임대업자.

나보다 어리지만, 훨씬 철든 사람.

그는 내게 커다란 멘토가 되었다.

그분을 알게 된 후,

심장이 요동치고, 온몸에 피가 빠르게 도는 나를 발견했다.

마치 건물이 내게 말하는 듯했다.


"나 여기 있어. 기다리고 있잖아. 얼른 빨리 와"


이런 감정을 과연 공감하겠는가!


뭐에 홀린 듯,

나는 원룸건물에 미쳐가고 있었다.

아니, 빠져들고 있었다.

하루라도 네이버 부동산을 보지 않으면 그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었다.

미처 검색하지 못한 물건을 누군가 나도 모르게 가져가면 어쩌나 하는 우려는

나를 하루도 쉬게 하지 않았다.


물건검색을 한 후.

하루라도 부동산과 통화하지 않으면 도태되어

더 빠른 거지가 될 것 같은 불안감.

그 마음을 이해하겠는가.


물건검색은 비단 내가 살고 있는 수원에 국한되지 않았다.

용인, 신갈, 기흥, 안양, 의왕을 넘어 어느덧 오산, 평택, 천안까지.

전주와 여수등 범위가 확대되었다.


자기 계발서와 유튜브 관련 영상을 통해 나는 하루하루 성장해 갔다.

아니 돈그릇을 키우고 있었다.

매일,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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