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직실패 경험담 마지막_극복편

다시 나를 꺼내다.

by Goahead

어느날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했다.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말했다.

"솔직히 이직망했어."

처음엔 다들 놀라더니, 하나 둘씩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야!! 용기도 능력도 없어서 계속 다지니만 아니잖아."

이직을 경험한 친구들은

"그거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대화가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나는 용기를 내어 내가 겪은 부조리와 현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이 아닌 대표의 사적 행사 동원' '엉덩이 무게가 인정 받는 기업문화'.

'성과에 대한 기준 부재' '감정적 피드백' '장례식 비상 대기/동원'

이걸 그냥 푸념이 아니라 개선안을 담은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리고 자존심 따위는 이제 내게는 사치였다.

회사에서 팀장이 눈치를 주더라도 칼퇴를 하고

HR쪽에서 일하는 선배, 이직한 동기,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찾아가 상담을 하고, 밥과 술을 사며 내 현재 상황과 배운점,

그리고 내 경험, 의지 어필하며 현재 나라는 사람의 전단지를 돌리고 다녔다.

그렇게 6개월 후. 예전 회사 동료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보다 먼저 이직에 성공한 동기 형 이였다.

"야~ 지금 회사힘들지? 우리쪽 사람 찾는데, 얼굴 한번보자"


그렇게 나는 다시 면접을 봤다.

이번엔 약점을 숨기지 않았다.

환승 이직에 대해 더이상 그럴 듯 하게 꾸며 내거나 소설을 만들지 않았다.

"전 이직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과정에서 제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면접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며칠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지금 나는...

직장에서도 힘든 일은 많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힘듦’의 의미가 단순히 ‘고통’이 아니라, 내가 다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걸.

이직 실패는 내 인생의 흠이 아니라, 내 경력의 한 챕터였다.

그때의 나는 무너졌지만,

지금의 나는 그 무너짐 덕분에 단단해졌다.

그리고 오늘도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스스로에게 말한다.


“괜찮다. 이번엔, 진짜 네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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