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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배 Apr 02. 2022

한국 조명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물가 안정

지난 (2018년) 6월 27일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머서(MERCER)가 아주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머서가 최근에 실시한 ‘해외 주재원 생계비 조사’ 결과 홍콩이 1위로 선정됐다는 것입니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홍콩 다음으로 물가가 높은 도시들의 순서입니다. 머서는 홍콩에 이어 일본의 도쿄가 2위, 스위스의 취리히가 3위, 싱가포르가 4위, 한국의 서울이 5위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머서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서울은 전 세게의 209개 도시 중 5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이것은 2017년의 6위에서 1계단 올라간 것이라고 합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조사에서 상위 15개 도시 중 8개를 아시아의 도시가 차지했다는 점입니다. 이 중 4개의 도시가 중국의 도시들로 상해(7위), 북경(9위), 심천(12위), 광저우(15위)였습니다. 


머서는 중국의 도시들은 ▲중국 정부의 통화 규제가 더욱 강력해지고 ▲경제가 성장하고 ▲위안화의 국제화로 인해 순위가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에 일본 오사카는 23위로 지난해(20위)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인도의 뭄바위(55위)는 인도에서 주재원 물가가 가장 높은 도시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또 태국의 방콕(52위)은 전년 대비 15계단 순위가 하락했으며, 베트남 하노이(137위) 역시 37계단이나 순위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의 도시들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 전반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뉴욕(13위), 샌프란시스코(28위), 로스앤젤레스(35위), 시카고(51위)은 2017년 순위에서 4계단, 7계단, 12계단, 20계단 내려왔다고 합니다.


한편 순위가 급변한 도시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68위)와 베를린(71위)의 경우, 상품과 서비스 비용이 상승하고 달러 대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물가 순위가 49계단을 뛰어오르며 가장 크게 상승했다는군요.


중동의 두바이(26위), 아부다비(40위)는 전 지역의 주거임대료가 하락하면서 각각 지난해보다 7계단, 18계단 내려왔다는 소식입니다. 


한편 해외 주재원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체류할 수 있는 도시는 타슈켄트(209위), 튀니스(208위), 비슈케크(207위) 이었다고 합니다. 


머서는 전 세계 5개 대륙 209개 도시에서 주재원이 주로 이용하는 주거, 교통, 음식, 의류, 생필품 및 여가비 등 200여개 품목의 가격을 비교하여 세계 주요 도시들의 주재원 물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뉴욕을 기준으로 도시 물가를 비교하고,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 변동을 확인한다는군요.


참고로, 이번에 발표한 생계비 및 주거 임대료 비교 수치는 2018년 3월 머서의 전 세계 주재원 생계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산한 것이라고 합니다. 


# 물가는 세계 5위인데 국가 GDP는 12위?


이번에 머서가 발표한 ‘해외 주재원 생계비 조사’는 우리에게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물가가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높다는 것이지요. 이 말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한국의 물가가 세계에서 5번째로 높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말이 가능한 것은 한국은 모든 것이 서울을 기준으로 삼아서 돌아가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 일식집에서 사먹는 생선회 가격이나 부산의 광안리 바닷가에서 사먹는 생선회 값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물가가 높더라도 그만큼 소득이 높으면 큰 문제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올해 IMF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별 명목 GDP는 1조6932억4600만달러로 12위입니다. 또한 1인당 명목 GDP는 3만2775달러로 29위지요. 


여기서 핵심은 이것입니다. 국가별 명목 GDP 순위는 12위, 1인당 명목 GDP 순위는 29위인데 비해 ‘해외 주재원 생계비 조사’ 순위 즉, 물가 순위는 5위라는 점입니다. 국가의 GDP 수준이나 1인당 명목 GDP 수준에 비해 물가가 엄청 높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어떤 나라가 1년에 벌어들인 돈이나 국민들의 소득에 비해 물가가 매우 높다는 것은 그 나라에서 만드는 제품의 생산원가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만든 물건이 가격경쟁력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 '물가 안정' 없이는 '국가경쟁력' 강화 불가능 


이런 점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만든 제품의 경쟁력이 낮은 진짜 이유가 드러납니다. 그것은 물가가 국가나 국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는 것이지요. 즉, 우리나라 모든 산업이나 기업, 제품의 경쟁력이 하락한 원인은 높은 물가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1987년과 1988년부터라고 합니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이 갑자기 급상승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이 때 한국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떨어졌고, 아직까지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한 국가의 국가경쟁력이나 산업경쟁력, 기업경쟁력과 제품경쟁력은 낮은 생산비용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낮은 생산비뇽과 높은 품질, 그리고 생산성이 경쟁력의 근간입니다. 그런데 물가가 비싸니 생산비용도 높고, 생산성도 떨어지며, 그 결과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결국 경쟁력을 키우려면 먼저 물가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뜻이지요. 

/글 :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 이 글은 [한국조명신문] 2018년 7월 1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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