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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노푸스 Jun 23. 2024

제주 그대로가 아름다워

놀멍 쉬멍 걸으멍 올레길을 걷다(10코스)

10코스. 다크 투어를 할 수 있는

                그  아픔이 남아 있는 코스


  6월 초 마른장마로 시작된 탐라 장마가

이제 본격적인 비를 동반하는 장마로

바뀌었고 길고 지루한 장마가 시작됐다.

6월 초 비가 오기 전 조금 더 올레길을 걸으려

했으나 4개 코스를 완주했고 나름 만족한다.

 올레 10코스는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을

출발해 모슬 체육공원(올레 여행자 안내소)

까지 19.6k의 긴 구간이다.

오래전 선배님이 제주 1년

살이를 하실 때 같이 걸은 기억이 있는대,

지금은 코스가 다소 바뀌었다

(올레길은 여러 이유로 코스가 바뀐다.

대체적으로 사유지, 법인부지,

위험성(낙하물, 공사구간)등의 이유)

코스가 바뀌어서 새로움이 있어서 좋았다.

긍정만을 생각해야 한다.

시작점인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은 지금 한창

공사 중이고 본격적인 피서철에 새로이 단장

되어 개장되길 바래본다

시작후 바로 올레10코스 전 구간이 바로 보인다

코스를 조금만 걸으면 해안선 지질 트레일

코스와 인접되고 새로이 오픈한 거대한

카페와 마주한다. 긍정만을 봐야 하고 자연

요소만을 보려 하기에 카페나 개인 상업적인

건축물들은 가급적 이 공간에서 배제할 것이다.

용머리 해안 관광지 코스를 벗어나면 바로

시원스럽게 사계 형제 해안로가 펼치친다.

올레길 10코스 구간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이상 기후로 6월 초 중순 날씨가 육지에서는

35'~39'육박하고 있었다. 다행히 바다로

둘러 쌓인 탐라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더위는 정상적인 올레길 투어를 너무

힘들게 하는 날씨다.



사계 형제 해안로

이날 사계 해안로를 걸으며 본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남방 큰 돌고래와의 조우이다.

이곳 사계 초소 포인트에서 낚시를 하며

아주 드물게 돌고래들을 봤지만

요즘 돌고래들을 이곳에서 자주 보았다.

돌고래들은 주로 서쪽 영락리. 신도리

양식장 주변으로 많이 유영을 한다.

형제섬을 배경으로 남방 큰돌고래들이 유영하고 있다

돌고래들의 재롱을 보며 더위를 이기며 걸어도

너무 더운 날씨가 체력을 금방 다운시키고 있었다.

올레길을 걸을 땐 웬만하면 버스를 타고

아침에 출발을 해도 도착지에서 출발은

09시가 되고 해가 너무 빨리 떠서 체력을

금방 다운시키고 있었다.

사계 해안로서 본 산방산

11시 정도 도착 계획으로

 섯알오름에서 식당을 하는 후배네 까지

가려했으나 그러질 못했다.

후배가 하는 식당에는 정오가 조금 못 되는

시간에 도착했다.

식당에는 밭일을 하는 농부들이 식사를 이미

마치고 나가고들 있었고 후배가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마침 그곳 마을 이장님도 있어서

반갑게 세 명이서 막걸리를 반주 삼아 마셨다.

식사를 하며 이장님이 내가 낚시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마을 해안 특급 포인트를 소개해

주었다. 이 얼마나 귀한 특급 정보이던가

장마가 대충 끝나면 바로 출조를 하리라.

후배 식당에서 거의 두 시간 반을 식사와

담소를 나누며 쉬고 나왔다.

참고로 후배네 식당은 점심만 장사하고

이미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은 많이들 알고

있고 유명 영화배우의 단골 식당이며

그 친구도 엄청난 바다낚시 광이다.

10코스 중간 스탬프뒤로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들이 보인다

제주도는 일제가 2차 세계 대전 최후 보루

작전인 결호 7호 작전을 섬 전역에서 준비하는

과정에 섬의 모든 곳이 군사 기지화 된다.

해안 절벽은 자살 함정 카이젠의 격납고로

쓰기 위해 제주 전역 해안 절벽을 폭파해

수백 개의 해식 동굴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수만 년 된 지질 암석들이 폭파됐다.

한라산과 제주 전역의 370여 개 오름들에도

수백 개 진지 동굴을 구축해 산과 모든 오름

들이 다 요새화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동굴들은 4.3. 과 6.25를 겪으며

피난처이자 학살의 현장이 되었고 70.80

년대를 겪으며 대부분의 진지 동굴들은

매립되고 극히 일부만이 남게 된다.

그러한 흔적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올레 10코스이다.

알뜨르 비행장 숨겨져 있는 일본군  지하 통신 시설

일본은 독일과 다르게 전후 전범 국가 중

드물게 아직도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 1급 전범 묘지를 만들어

총리 이하 각료들이 아직도 참배를 하고

아시아 각국의 여성 정신대 문제에 대해

사과나 보상을 하지 않고 있으며 헌법을

어떤 식으로든 고쳐서 침략국 위상으로

돌아가려 계속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 일본의 정치 리더들에게 그들

입맛에 맞게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나라 현재 친일 집권 세력들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들며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모든 이나라 기득권 세력이 친일이라는

기반에서 출발한 해방 전후, 그리고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분단. 전쟁. 휴전

모든 것들을 이곳에서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카미카제 폭격기 제로센 비행기 격납고

올레 아카데미에서는 담소할 때

사회. 경제. 정치. 종교이야기를 가급적

배제할 것을 교육한단다.

그러나 길을 걷다 보이는 이러한 역사적인

팩트 앞에서는 뭐가 진실이며 정의인지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해결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주도 봉개동에는 4.3 평화 공원이 있다

제주 4.3에 대한 모든 것을 그곳에  가면

한 번에 알 수 있다.

사실 앞에서 이념이나 사상 자신의 주관을

세우기 전에 일어난 진짜 사실들을 확인해

보는 것이 지성인이고 나라를 더 사랑하는

애국자가 되는 단계다.

나도 올레길 자연 이야기에서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장황하게 쓰고 싶지는

않다. 한 가지는 올레길을 통해서도

가짜가 아닌 진실과 사실을 꼭 알면서

올레길을 걸어보길 권한다.

알뜨르 비행장에 심어진 호밀

6월 제주도를 더 아름답게 하는 건

올레길 길가에 피어나는 수많은 꽃들이다.

담에는 능소화들이 이쁘게 피며. 형형 색색의

수국. 붉은 석류. 백합. 그 이름 모를 꽃들이

세상을 뒤로하며 걸으며 위로를 얻는

여행자들에게 힘을 준다.

너무나 아름답고 땀을 흘리며 걸어도

보는 즐거움의 큰 기쁨을 준다.

비행장 활주로 잔해가 남아 있는 구석

짙은 주황색의 나리들이 너무 아름답고

오랜 시간 전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지금은 농부들의 임대 토지가 된 국방부

소유의 알뜨르 비행장이 평화를 상징하는

꽃들로 남기를 바래본다.


19.6k를 한여름 걷기에는 다소 무리다.

새벽 일찍 시작해 점심을 전후해

마쳐야 한다.

반가운 얼굴들과 식사로 조금 오래

쉬고 오후 늦게 10코스를 완주했다.

양대파 사이 넘어로 산방산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지루한 비 오는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오늘 이 휴일에도 누군가는 이 올레길을

걷고 있으리라.


삶의 여행 시간 속에 어떤 아픔이든

아픔이 없는 생의 여행은 없다.

그것이 전쟁이든 이별이든 신체 아픔이든

한 번쯤 아니 여러 번 우리는 아픔과

조우하고 그 지난한 시간을 보낸다.

아픔이 끝난 곳에는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 단단함이 온다.

그 단단함은 교훈을 주고 지나가며

성장으로 나가게 해주지 않던가

네 개의 코스를 걸으며 작은 교훈과

위로를 얻고 있다.

아직 많은 코스 더 많은 이야기가 남은

걷는 여행이 기대되고 기대된다.

알뜨르 비행장 메밀밭 사이로  보이는 제로센 격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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