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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

내 어린 기억, 내 친구

by 한은혜

졸졸졸 흐르는 개울 가까이에 살았던

내 어린 기억은

참 좋은 추억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낡은 수건 하나 목에 걸치고

개울에 나가 세수했지


학교 갔다 와서 집에 아무도 없으면

아침에 갔던 그 개울에 나가 발을 담그고

한참 동안 심심치 않게 놀았지


졸졸졸 개울물 소리

몇 시간이고 앉아 있었던 막돌 의자

맑은 물 밑에서 숨바꼭질 하던 세치네


장난감 하나 없고, 친구 하나 없이도

행복하게 했던


너는 참으로 좋은 친구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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