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녕하길
어렸을 때 언젠가
남들 먹는 배 보고 침 흘렸었지
울 엄마
쪼꼬만 울 엄마 어디 갔다 왔는지
엄청 커다란 배낭에 배를 한가득 채워 왔지
그리고 그 쪼꼬만 울 엄마 꿈을 꿨지
울 집에도 배가 달리는 배 나무
어느 봄날 어디 갔다 왔는지
애기 배나무 여러 그루 가져왔지
엄마는 신나게 뒤뜰에 심었지
배철만 되면 애기 배나무 얼마나 컸나
하염없이 봤었지
집 떠나온 해
그렇게도 하얗게, 예쁘게 배 꽃이 폈었지
아직 어려서였을까
배철에도 익은 배는 없었지
쪼꼬만 울 엄마 말했지
"다음 해엔 주렁주렁 많이 열릴 거야!"
하지만 다음 해엔 엄마의 꿈, 배나무 볼 수 없었지
"쪼꼬만 울 엄마의 꿈, 배나무야!
안녕하니?
올해에는 많이 열렸니?
널 심은 쪼꼬만 울 엄마 아직 기억하니?
오래 걸리더라도
꼭 갈게
너 보러
넌 쪼꼬만 울 엄마의 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