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기계들 절뚝거리는 소리
열 맞춰 빠르게 언덕 너머로
움직여야 하는 축축한 정오
아무것도 모르는 기계들을 위해
시간은 뒤를 모른다
열광하는 기계들의 쇠사슬도 사실은 모두 잠들어 있는 것
서로 잠들지 말자며 몸을 묶고
쩔그렁거리던 흠집 잡힌 쇠사슬 무리들
움직이지 않는 안개는 일정하고
바람은 딱딱하고 고질적이었다
거리가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개들은 모두 추억을 짖는다
불이 켜진 포차에서 어른들은 오래전에
앓던 젊음이 완치된 것에 기뻐하며
술을 마셨다
마지막 골목을 지나치면서
술을 마셨던 술집의 가게 이름을 되새긴다
'함께'라는 이름을 가졌던 그 술집의 여주인은 남편이 외도를 사랑했노라고
조용하게 토해냈었다
간판의 불이 꺼지고 천천히 굳었던 발을 깨트려야 한다
하얗게 투덜거리며 사라지는 담배연기
억지로 일으킨 쿨럭 거림에 아무렇지 않게 담기는 지향점
무성영화처럼 생을 또각거리는 구둣발
이제는 어떻게 추억을 걸러 낼까
가벼운 바람에도 무섭게 휘날리는
종잇조각 같은 기억의 단편들
집으로 가는 길은 어지럽게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