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예정인지, 비가 왔었던 탓인지, 오늘은 오랫동안 우중충하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습기가 느껴지지 않은 4월의 냄새가 난다. 봄의 냄새. 온도가 아닌 냄새에 가득 차있는 따뜻하고 포근한. 자세히 명명할 수 없는 기묘한 냄새. 오래 두고 맡고 싶지만 유난히 봄은 짧기만 하다. 그렇다고 봄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봄만이 내뱉은 냄새는 잠에 드는 순간까지 그윽하다.
봄이 싫다고 말해놓고 어느 한 부분은 좋다고 말하는 것은 심히 모순적이라고. 그렇지만, 계절은 기다림 없이 지나간다. 잠시 잠시, 고개를 들면 바뀌어 있는 계절은 어쩔 때면 화들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다. 그렇다면 잠시 머물러 있는 나는 계절을 견디려면 무언가를 좋아해야만 잠시뿐인 머무름이 견뎌지지 않을까.
미숙하고 미흡한 3월의 마지막. 이제는 본격적으로 봄이다. 간간이 보이는 꽃들 사이로 초록빛 무성한 녹음을 먼저 본다. 계절이 느린 걸까. 시야가 너무 빠른 걸까. 잘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