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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지한

점심시간, 허겁지겁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핀 노란 꽃을 본다. 개나리인가 하고 쳐다보면 그것보다는 작은 것이 산수유인가 하고 쳐다보다 어느새 확실히 봄이구나 하고 뒤돌아 섰다.


겨울은 유난히 길었으면 좋겠는데, 상록수처럼 뛰어다닌 시간이 멈춘 장소가 봄이었다. 노란 꽃 사이에 붉은 꽃, 보라 꽃이 피어오를 것이고, 꽃 사이로 초록빛 잔디도 돋아날 것이다. 피어오르는 것들의 생장에 해도 덩달아 점점 뜨거워질 텐데, 오래전 생물학적 성장도 끝이 난 나는 봄이 와도 자라나는 것이 없다.


끝과 끝이 연결된 하루가 모인 매년. 봄여름가을겨울이 둥그런 고리로 묶여 있다. 둥그런 하루를 타고 끝날 리 없는 표류가 순항 중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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