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 이 사람과 살아보기로 했다.

연애를 공부하던 내가, 한 사람을 평생의 팀원으로 선택하기까지.

by 윤제

나는 연애를 공부했던 사람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겼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건강하게 이어가야 하는지는

그 누구도 알려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배워야 했다.

감정에 휩쓸리는 연애가 아니라,

내 삶과 이어지는 관계를 만들고 그럴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었다.


단순히 즐거운 연애는 나와 맞지 않았다.

웃고, 설레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과의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나는 늘 ‘결혼까지 닿을 수 있는 연애’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 철저하게 알아갔다.

이 사람의 취향과 성격, 그리고 기질.

그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인지를 넘어

내 삶에 어떤 방향성을 더해주는 사람인지.


연애를 하다 보면

가끔은 내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원래의 내가 아닌 것 같은 모습이

특정한 사람 앞에서만 나타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 모습을 외면하고 싶을 것이다.

생각보다 날 것의 낯 섬이라 부정하고 싶을 텐데

오히려 그 낯선 나를 통해

‘나는 이런 사람이기도 하구나’ 하고 눈 딱 감고 받아들여보는 거다.

그리고 그 모습을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반응이 내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를 지켜봤다.


결국 연애는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연애를 3년 이상 하다 보니 느꼈던 것은

만날수록 새로운 모습은 끊임없이 보인다는 것인데, 그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 나와 100% 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맞는 사람’을 찾기보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을 때,

내 질문은 더 분명해졌다.


이 사람의 단점은 내가 평생 감당할 수 있는가.

그 단점이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나와 다른 지점에서 오는 것이라면,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그리는 행복은 닮아 있는가.

살고 싶은 삶의 형태가 비슷한가.

혹은 다르다면, 그 차이를 조율할 수 있는 대화를

서로 나눌 수 있는 사람인가.


그 질문들에 하나씩 답해가며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아, 이 사람과 남은 한평생을 함께해도 되겠다.’


그 결심 이후,

사랑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기 시작했다.


연애할 때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판단하고, 확인했다면

결혼을 결심한 이후의 사랑은

그 모든 과정을 지나

비로소 선택 위에 놓인 감정이었다.


그래서인지 결혼을 준비하는 지금,

예전보다 더 깊은 감정을 느낀다.


한때는 단점으로 보였던 부분들이

이제는 고쳐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결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안고 가야지’라고 생각했던 순간 이후로, 그것은 더 이상 감당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싶은 영역이 되었다.


연애는 `이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을 보는 시간이었고,

결혼은 '어떻게 같이 살아갈지를 만들어가는 단계' 즉, 선택을 이어가는 시간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완벽한 사람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함께 살아가기로 선택한 사람을 만났다.


그걸로, 이제는 충분하다고 느낀다.


다음엔 오래가는 사랑에 대한 태도와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