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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꿈

불장난

by 안나


내 인생 가장 뜨거웠던 초여름이었다

함께 했던 어느 날들의
숨결 바람, 그날의 습도, 공기, 그리고
오가던 길목의 어딘가 언덕까지도
모든 순간들이 아직도 가슴 한켠을 시리게 해서
문득 아침이 밝아오거나 어둠이 올 때
몸을 잔뜩 움크려본다

이 모든 감각이 몸 구석구석에서 빠져나가
온 몸에 구멍을 내 더 이상 숨쉬지 못할까 봐

그렇게 시린 여름날들을 지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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