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라는 말
직장에서는 못느껴요. 오히려 집에서 느끼지요.
2024년을 사는 80년대 워킹맘.
80년대의 대한한국의 여자아이들은 아마도 '여자'라는 프레임으로 차별을 거의 못느낀 첫 세대일 것이다.
학창시절에도 남자친구들과 동등하게 경쟁했고 직장에서도 그러했다. 남자 동기들이 군대의 경력을 인정받는것처럼 출산기간을 인정받아 불공평함을 느끼지 못했다.
직장에서 무엇인가 부족하다 느낄때도 스스로의 역량에 대해 돌아보지 '여성'이라 차별받았다 느낀적은 거의 없다.
한 세대 위의 여성분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해야했던 고군분투덕에 직장생활을 그 분들을 보며 시작한 나의 마음엔 거리낌이 자리잡을 불편한 일들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질감을 느낄때는 오히려 집에서 '여자'의 역할의 나를 볼 때이다. 엄마로서 며느리로서의 역할으로서 말이다. 가장 유교적인 잣대가 남아있는 분야인듯 하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해도 결국은 그래도 '여자'인데..가 나오는 분야이다.
나의 윗 여성 직장인들이 여성이기에 받는 차별을 기본바탕으로 경쟁해야했듯, 어쩌면 여자이기에..가 남아있는 마지막 부분을 나의 세대가 지나고 있나보다.
아마도 나의 다음 세대는 직장맘이라도 집에서 또한 '여자라서..'라는 생각과 말의 굴레를 전혀 느끼지 못할것이다. 그래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잣대 앞에서 너무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투쟁하며 쏟기보다 살짝은 피해가고 살짝은 그런 잣대에 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한 시대 위의 여성들에 비하면 아주 쉬운 문제 난이도 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낀 에너지를 내가 쓰고 싶은곳에 더 집중해서 쓰고 싶다. 그게 내가 원하는 삶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마지막 '여자라서..' 문제는 한 세대만 지나가면 자연스레 수그러들 문제이다. 나의 세대가 시어머니가 되어서도 그렇게 인지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