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다. 회사란 곳은 귀신같이 잘하는 부분을 캐치하여 그 부분을 계속 시킨다. '어, 쟤가 이게 되네.'라는것이 발각되면 비슷한 종류의 일이 쭉 들어온다. 그게 기획이든, 개발이든, 팀 운영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 말이다. 그러면 그것에 쏟는 시간이 많아지고 경험이 쌓이면 더 잘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은 유한한 자원이다. 어느 한곳에 시간을 썼다면, 다른 곳에 쓸 시간이 줄어드는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따라서 치우침이 생겼을땐 그에 따른 대가가 발생된다. 특히나 연차가 쌓으면서 직급이 높아졌을때 필요한 역량을 사전에 갖추어 놓지 못하는 경우 두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하나, 늦었지만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집중적인 훈련을 한다. 고된 길이다. 둘, 깔끔하게 포기하고 위로 올라가는것 또한 마음을 접는다. 불편한 길이다.
내가 생각할때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 위로 올라갈때 필요한 주요 기본 역량은 보고서 역량, 커뮤니케이션 역량, 의사결정력, 사업 방향성 설정 등이 있다.
나 또한 어떤것은 자신있고 어떤것은 정말 자신없다. 자신없는 부분은 누구에게 이 부분이 들킬까봐 두려울 정도 이다.
하루는, 부장님에게 나의 치명적인 약점을 들켰다. 그리고 그에 대한 코칭을 해주셨다. 코칭의 내용은 우선 걱정으로 시작했다. 이 부분이 이렇게 모자라면 앞으로 성장할때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다는게 논지였다. 나도 나의 부족함을 알고 있었기에 매우 부끄러움을 느꼈다. 걱정 스토리가 끝나자 그래도 노력해서 역량을 올려보는 시도를 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과 함께 가이드 및 과제를 내어 주셨다.
과제를 해서 제출해야한다는 압박감과 함께 나도 알고있는 나의 약점을 들킨것에 대한 불쾌함, 왜 이 역량을 여태껏 연마하지 못했나 하는 회한 등 참 다양한 생각과 마음이 꿈틀거렸다.
그때 나는 MBTI의 T성향을 빌리기로 했다. 상대방에게 공감을 해주는 Feeling의 F성향과 반대되는 Thinking의 T말이다. 마치 병을 진단 받은것과 같이, 이 약점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 극복하기위한 노력과 시간을 쓸 것인지를 결정한다. 만약 시간과 노력을 쓰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행동을 할 때 역량을 올릴 수 있을지에 집중한다. 만약 보고서 역량이 부족하다면, 1. 다른 사람 보고서 읽기 2. 다른 사람 보고서를 따라 써보기를 약 3개월 동안 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노력을 오늘 하루중 했다면 일정기간 이후 나는 더이상 지금처럼 못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역량을 높이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때까지 멈추지 않고 지속한다.
때로는 나이가 먹어도 잘 해야 하는 부분을 못하기도 한다. 이럴땐 나 스스로가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크게 감정적이지 않게 반응하지 않고 구멍을 메워나가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