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진안이 맞을까, 저 안이 맞을까 고민하는 후배에게

실무자의 의사결정, 이 방식이 가장 효율적 입니다.

by 빛별

몇일 전 한 대리님이, "저, 선배에게 배운게 있어요." 라며 회식 자리에서 운을 떼었다.


무엇을 나에게 배웠다는 것인가, 심장이 간질거릴 거 같은 부끄러움을 참으며 귀를 귀울여 보았다.


이 대리님은 평소 본인 업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꼼꼼한 업무처리로 상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실무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부장님은 그 대리님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듯 했다. 이유는, 자신이 맡은 업무에 주관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많은 고민끝에 보고서를 만들었지만, 상사가 '이 방식이 어때요?' 라고 물었을때 "아, 그렇죠." 라며 본인의 의사를 꺽는 모습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평이었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그 대리님의 고민의 늪은 더욱 깊어진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보고서를 들고 나에게 왔다. 1안과 2안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둘 다 장단점이 있고 제가 결정했을때 이게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도 있는데 그걸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을때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할 용기도 부족합니다.


그때, 내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대리님, 대리님은 어차피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아닙니다. 적어도 이 대기업에서는요. 다만, 이 사안에 대해 가장 많이 알아보고 고민한 것은 바로 실무자인 대리님 이겠지요. 내 생각에 대리님이 할 일은, 최종 의사결정안을 도출하는 것이 아닙니다. 1안의 장단점, 2안의 장단점, 그리고 대리님이 생각하기에 더 낫다고 생각하는 안을 명확하게 윗분들에게 전달하는 것 입니다. 가능한 주요 내용을 빼먹지 않고 명확하게 말입니다. 그것으로 대리님은 실무자 역할은 충분하게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최종 의사결정은 윗분들이 좀 더 높고 넓은 시각으로 내리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조언을 그 대리님은 회식자리에서 나에게 '담대함'을 배웠다고 표현했다. '담대함'이라..


아마도 실무자로서의 역할을 명확하게 한 것에 따른 가벼워진 책임감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었고, 그것을 담대함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미루어 생각해 보았다.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가볍게..


조직 생활의 장점은 나의 역량을 높이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것 일 것이다. 그 대리님은 나의 조언으로 생각이 조금 가벼워 지는 성장을, 나는 그런 대리님을 지켜보며 누군가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성장을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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