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로포즈
미혼시절 마음의 파문을 일으키는 순간은 이성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는 순간들 이었다. 친구의 프로포즈 스토리는 마냥 부럽기만하고 로맨틱하기만 하던데.. 막상 그게 나의 이야기가 되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내가 호감있는 이성으로부터의 프로포즈는 '이제야 이야기해주는구나. 이 말을 해주길 얼마나 기다렸다고.'라며 두근거리며 튀어오르는 심장을 붙잡아 두느라 정신이 없었고...
내가 호감이 없는 이성으로부터의 프로포즈는 '어떻하지. 나에게 호감을 표시해주어서 고마운데 나의 이 마음은 너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며 미안한 마음, 고마운마음, 그리고 피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산만해졌다.
상대방이 이렇게 생각하나 저렇게 생각하나 어림잡아보며 이불속에서 혼재된 마음을 갖는것은 결혼으로 마무리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특히 큰 회사에 다닌다면 뜻하지 않게 유부녀에게도 이런 순간들은 다시 찾아온다.
물론 더이상 이성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런 프로포즈이다.
"조차장, 나랑 일해볼래요?"
"조차장, 조차장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당장은 처음이라 느리지만 업무가 파악되는대로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치고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 일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청년의 눈빛으로 똑바로 나의 눈을 보며, 또는 짧지만 간결하게 진심을 담은 문자이다.
역시나 이런 눈빛과 문자는 심장을 찌르고 간다. 여러가지 감정을 들게한다.
'저분은 나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이런말을 하는걸까. 나의 부족한 면을 몰라서 그런거 아닌가. 내가 업무를 추진하다 기대에 못미치면 어떻하지..'
하지만 이런 마음을 밟고 또 밟고 스스로 가다보면 새벽에 업무걱정에 벌떡깨는 날들이 있더라도 지난 나보다는 성장해있는 나를 보곤 한다.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냐고? 저 마음 깊은곳에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유부녀가 어디가서 합법적으로 그렇게 뜨거운 눈빛과 마음을 받아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