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를 뒤집은 마법의 방법
프로젝트가 중반을 향해가고 있음에도 지리한 싸움이 계속 되었다.
내부 개발자는, "무슨 소리에요. 기존 서비스를 개선해서 만들면 되는걸. 중복 개발 이슈도 없고, 상담원들도 덜 해깔리게 해야죠."
기존 서비스 담당자는, "무슨 소리에요. 당신들이 만들고 싶은 서비스때문에 우리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감놔라 배놔라 하는게 맞나요? 그리고 안된다고 했으면 그런줄 알아야지 이런식이면 감정만 나빠지는걸 모르겠어요?"
난, 사실 둘다 장단점이 있고 두 팀 모두 완강했기 때문에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더 웃긴건 그 둘은 직접 이야기는 전혀하지 않고 나를 통해서 핏대를 높였다. 내가 한쪽을 굴복시키고 오라는 것이다. 왜냐면 진행이 안되면 서비스를 기획하는 나만 손해니까.
그렇게 협의안만 만들며 시간이 흘렀다. 한달, 두달.
이젠 물러날 곳도 시간도 없다. 이번 협상이 아마도 기존 서비스 담당자들과의 마지막 협상이다 라는 예감이 들었다. 어차피 더 가도 만나주지도 않을거 같은 냉기가 느껴지니까.
내려놓는 심정으로 우리 개발자에게 물었다. 한켠으로는 나중에 내핑계 대지 못하게 말을 해야하겠다는 심산도 있었다. "기존 서비스 담당자들 협의에 같이 가시겠어요?" 오, 그런데 "okay"란다. 의외다.
시간에 맞추어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기존 서비스 담당자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무도 우리가 사간것을 먹고 싶어하지 않아 하겠지만 예의상 커피와 빵을 한아름 손에 들고갔다. 그렇게 협상 테이블에 기존 서비스 담당자들과 우리팀 (나를 비롯한 기획자 그리고 개발자)가 마주보고 앉았다.
회의는 예상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얼굴붉힘과 상대방의 말끊기가 반복되었다. 결국 고성이 오갈 지경이 되고 상대방이 이야기할때 비웃음, 그에 대응하는 인신공격의 발언까지 오고가는 상식을 벗어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바닥에에서 잔뼈가 굵은 우리 개발자는 결국 레드라인을 넘는 말을 상대방에게 뱉었다. "넌, 옛날부터 맨날 안된다고 하자나!" 갈때까지 간거다.
결론은 "협의가 안되니 정 고집을 피겠다면 서로의 장들이 만나 결론지으시게 하자." 였다.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그 낯선 건물을 나왔다.
내상을 입은채로 나와 우리팀 그리고 개발자가 그 건물앞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그리고 그렇게 완고했던 개발자가 말을 꺼냈다.
"그냥 우리 서비스 새로 구축하죠. 저들과 엮이지 말고 따로 갑시다"
마법과 같은 일이다. 그렇게 높던 반대의 벽에서 문이 한순간에 열린것이다.
"네. 그럽시다."
기획자인 나로서는 그렇게 한 고비를 넘겼다. 이제 방향이 정해졌고 그 방향에 따라 달리고 문제를 도출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이 진통속에서 나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일에 관하여 생각하게 된다. 나에 의해 설득이 되지 않을때 방법을 찾는 또다른 방법은 상대방이 스스로 부딛치고 스스로 결정을 낼 수 있게 환경과 시간을 내어주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그 극도의 비난과 비웃음의 시간을 함께 딛고 함께 일어남으로 인해 생긴 동지애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