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고 싶은 팀에서 나를 원픽으로 데려가게 하는 법

"그 팀에서 너를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어쩔 수 없었다."

by 빛별

같은팀에 근무하는 A라는 동료가 인사철에 옆팀으로 이동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다. 안그래도 그 동료와 썩 맞지 않았던 팀장은 큰 고민없이 이동을 허락했다. 이동 의사는 옆팀 팀장에게 전해졌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던 옆팀 팀장은 잠정적으로 수락했다. 그러나 다음날 조금더 적합한 사람이 물색되자 동료의 이동은 바로 없던일이 되었다.


반면, B라는 동료는 본인이 가고싶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힌 적은 한번도 없다. 하지만 몇개월 뒤 본인이 비전이 있다고 종종 말하던 팀으로 어김없이 이동해 있었다. 어떻게 된일이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같았다. "글쎄, 난 지원한 적도 없는데 말이야."다.


난 궁금했다. 어떤 여우짓을 했길래 저렇게 잡음없이 마치 자신의 선택이 아닌것처럼 위장해서 원하는바를 성취했을까. 그래서 관찰했고 그것이 정말 통하나 실험해 보았다. 그랬더니 나도 신기하게도 이동을 쉽게 그런 모양으로 할 수 있었다. 그 방법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방법을 쓰려고 할땐, 현재 팀에서 역량을 보여주거나 성과를 내야 한다. 눈에 띄는 성과는 그 팀을 넘어 자연스럽게 부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주제거리가 된다. 그리고 그 주제는 팀을 리딩하는 팀장들이 가장 자연럽게 많이 듣게 되는 주제이다.


인력관리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팀장들은 호기심을 갖게된다. 쟤는 누구길래 다른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일까. 쟤가 우리팀으로 오면 나도 이 프로젝트를 한결 수월하게 완수할 수 있을까.


팀장들에게 이런 호기심이 올라와 있을때 그 직원을 마주쳤다면 그때 나오는 말은 "밥이나 한번 같이 먹자."이다. 이 가벼운 식사는 보기엔 가볍지만 사실은 가볍지 않다. 서로를 탐색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실제 받는 느낌을 비교하는 자리이니까 말이다.


이런 식사나 대화를 통해 만약 긍정적인 인상까지 받았다면 그 팀장은 조용히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저직원 괜찮네..하고 말이다. 그리고 인사철이되고 사람을 이동시킬 기회가 있으면 그 직원을 떠올리게 되고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것이다.


반면, 그렇게 대화를 나눈 다른팀 팀장과 함께 일할 마음이 있다면 그 직원이 해야할 일은 하나이다. 마주치면 밝게 인사해주고 가끔씩 들려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다. 팀장이 계속 나를 떠올리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은밀한 작업이 이루어지면 조만간 이동의 소식이 들려온다. 내가 가고싶다고 손을 들지 않았어도 말이다. 이동은 보통 결정권자들에 의해서 정해지기 때문에 이동소식을 들었을땐 살짝의 놀람, 지금 팀을 이동하는것에 대한 아쉬움, 옮기는 팀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표출하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은밀한 작업은 이동 뿐만아니라 여러 방면에 활용할 수도 있을거 같다. 승진도, 제품 판매에도 말이다. 나라는 제품의 역량을 최대치로 먼저 높이고 나의 가치를 상대방을 설득하는 작업을 하는것 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상대방에게 나를 잊지 않도록 홍보하니 결국 결정은 상대방에게서 일어난것인것처럼 보였지만 판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내가 깨달은 이 원리를 A동료에게 설명해줘 봐야겠다. 이동을 할 수 있는 마법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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