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의 못해. 더 알아봐. 그래도 아니면 부서장 회의때 결론을 내어올께. 지금은 아니야."
부장님은 5개월 동안 고민한 문제에 대한 나의 결론을 듣고 말했다. 알아보라는 그 사람에게 다시 알아봤지만, 돌아온 대답을 똑같았다. 역시나 거기까지가 최선이다.
사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것은 아니다. 사고를 완전히 새롭게 하는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 만들면 된다. 기존 골격을 부시고 새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전사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문가를 모으고 운명을 걸고 해야하는 일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혼자 사방이 적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다 하더라도 원하는 그 규모, 모양이 아니다.
지금은 전체 골격이 마음에 안드니 방하나를 따로 만들겠다는 꼴이니 유관부서 협의도 안되었다. 다들 방향성에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 그렇면 하긴 해주겠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리스크는 모두 너 때문이다 라는 식이였다.
직원, 고객, 나, 그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방향. 하지만 어렵고 위험하다는 그 길.
이 길을 간다고 말해야 이유는 단 하나이다. 한다고 했으니 뭐가 되었든 결과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못하는 부분은 못한다고 말하는게 용기 아닐까.
"10중에 지금의 자원으로 할 수있는 부분은 5이다. 나머지 5를 채우기 위해 아류인 10을 만들 수 는 없다. 할 수있는 5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성의 10을 해야한다." 라고 말이다.
지금 한발 물러서며 받는 부끄러움이 오히려 정당하다.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이런 모습으로 전장에 나갈 수는 없다. 갑옷을 입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