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교양수업

행운이 따라 준 뮤지컬과 가까운 시간

by 설탕우유

1. 오페라 뮤지컬의 이해 (연출의 이해)


내가 뮤지컬에 관심이 막 생기던 시점 우리 학교는 정부 지원을 받는 학교로 선정이 되었는데 예체능에 강점이 있던 우리 학교는 일반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예체능 수업들을 교양강의로 열었고 쉽고 재밌게 체험할 수 있는 수업들이 열렸는데 강의가 끝난 뒤에 학교에 남아 특별활동처럼 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나는 마침 '오페라와 뮤지컬의 이해'라는 과목과 '음악적 장르와 실재'라는 두 강의를 수강신청하게 되었는데 우리 학교 연출 교수님과 성악 교수님이 각각 맡고 계신 것을 보고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다. 첫 시간에는 이론수업으로 시작했으나 곧장 두 수업은 이론수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수업은 학기 말에 '레미제라블의 내일로'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 이 수업을 통해서 당시 지역 예술의 전당에서 올라온 오페라 카르멘을 보고 가벼운 관극 기를 제출하는 것이 과제로 있었는데 함께 수강신청했던 '음악적 장르와 실재' 과목의 교수님께서 카르멘의 주연으로 나오시는 것을 보고 공연이 끝난 뒤 입을 벌리고 '와 교수님 너무 잘 봤습니다. 멋있으세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시점을 계기로 성악 교수님과도 급격하게 친해지기 시작했다.


연출 교수님께서는 우리가 노래를 하는 것보다는 그 노래에 맞는 상황을 늘 그려내고 그 상황을 생각하면서 불러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하셨는데 섬세한 성격이셔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상황들을 노래로 풀어내고 이 노래가 정말 내 노래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마 이때 배우보다 연출이라는 자리가 더 멋져 보였던 것 같다.


이 수업이 끝나고 두 교수님이 서로 교차하시면서 나를 두고 장난스럽게 '내 학생 뺏어가지 마라' 라며 두 교수님이 기싸움을 하며 장난을 치셨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두 교수님 덕에 이 당시의 기억이 너무도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2. 음악적 장르와 실재 (보컬 트레이닝)


'오페라 뮤지컬의 이해'가 끝나면 같은 강의실에서 오페라 카르멘에 주연이셨던 성악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시간은 사실상 대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보컬트레이닝 수업이었는데 수업의 방식이 20명 남짓한 학생들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다른 학생들과 교수님이 이 학생의 발성은 어떤지 호흡은 어떤지 비브라토는 어떤지 등을 함께 의견을 나누는 이론과 감각을 정립하는 수업이었다.


교수님은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노래와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를 두 곡씩 가져오라고 하셨는데 잠시 배운 기억이 있던 곡이 마침 가수 '김광석님의 서른 즈음에' 였기에 그 곡을 가져갔었다. 교수님은 다른 학생들에게 내가 어떤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지를 물어본 뒤 쭉 들어보신 뒤 내게 "너 노래 잠시 배웠지? 무대도 서봤지? 혹시 녹음도 해봤니?" 라고 물으셨는데 마침 직전에 다 했었던 일이었다.


교수님은 내게 "그래 같은 업자의 냄새가 나서 물어봤다."라고 말하셨는데 교수님과 빠르게 친해지며 이런저런 업계의 비밀 같은 재밌는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또 내게 뮤지컬은 취미활동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현업에 있는 배우들의 어려움과 뮤지컬 배우들이 대학교에서 전공을 달고 성공한 바가 아직 없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셨었다.


아무래도 오페라 현역으로 활동하고 계신 교수님의 위치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게 좋았다. 그리고 연출 교수님과 함께 내게 뮤지컬을 전업으로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자주 이야기하셨는데 확실히 시간이 지나고 지금 느끼기에도 전공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 길은 아주 어려운 길이었을 것임을 생각하곤 한다.


path-7387018_1280.jpg 미련을 남기지 않고 싶어서 도착하지 못할 길을 걸어본다. 출처 : 픽사베이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나는 뮤지컬 데뷔반이라는 곳에서 데뷔 공연을 올렸다. 데뷔는 했지만 프로라기에는 어설프고 많이 부족했던 공연. 상업공연이라 프로라고 불릴 수는 있지만 나 스스로 프로라고 하기에는 창피한 이름을 달게 되었다. 교수님들의 걱정과 조언이 다시 생각났지만 내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만약 내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기를 정할 수 있다면 대입을 준비하던 시기. 성악 뮤지컬 쪽을 준비해보고 싶었다.


박완서 작가님이 그러지 않았던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고 그 책을 군대에서 읽었던 게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다 읽어갈 즈음 작가님의 작고 소식을 듣고 더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작가님의 인생에 남았던 가지 못했던 길. 그 당시에만 해도 머릿속으로 어렴풋이 그렸던 이 말의 의미가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 지금 내가 다시금 느끼고 떠올리게 만드는 그때의 기억.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못 가본 길의 아쉬움을 남기고 쉽지 않았던 나는 다시 또 선택하고 걷는다. 아마 훗날엔 이 시점의 후회를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뮤지컬은 지금도 내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또 내 눈앞에 다가와있다. 이제는 내가 그 길을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아마도 내 인생에서 뮤지컬이란 장르를 놓아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Michael Jackson(마이클 잭슨) - 'Love Never Felt So Good' 중


Baby love never felt so good

And I doubt if it ever could

Not like you hold me hold me


Oh baby

Love never felt so fine

And I doubt if it's ever mine

Not like you hold me hold me

And the night's gonna be just fine

Gotta fly Gotta sing

Can't believe


I can't take it cause


Baby

Every time I love you

In and out my life

In and out baby


Tell me

If you really love me

It's in and out my life

In and out baby


So baby

Love never felt so good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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