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 다른 걸음

함께였던 포구에 혼자 서서 Strangford

by SoungEunKim

주말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어디로 갈지 잠시 고민을 하면,

지난날 아내와 함께 찾던 곳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침 햇살 속에 작은 포구의 풍경이 떠올라, 나는 스트랑포드(Strangford)로 바삐 차를 몰았다.

이른 시간의 포구에는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듯하다.

사람의 발자국도, 갈매기 울음도 들리지 않는다.

건너편으로 오가던 여객선은 물가에 기대어 첫 운항을 기다리고 있다.

포구에 묶인 작은 배들과 어울린 시골은 마을은 여전히 정겹고 아름답다.

변한 것은 그 곁에 서 있는 나뿐인 듯...

아침 햇살이 싸늘했던 마을을 감싸 안는다.

tempImaget0VptQ.heic 조용한 포구의 아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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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여자가 동네를 조깅하고 있다.

잠시 놀러 온 사람인 듯 이리저리 오가다가, 핸드폰의 지도를 확인한 뒤 어딘가로 사라졌다.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노인을 만났다.

그는 사진 찍기 좋은 아침이라며 미소를 짓고 지나갔다.

동네 구석까지 걸어가 보니, 작은 골목길 너머로 외곽산책로가 이어져 있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멀리 라마를 키우는 집이 보여서 펜스 쪽으로 다가가지만, 발걸음 소리에 라마는 경계를 했다.

산책길을 계속 걷다 보니, 동네에서 보았던 젊은 여자를 인적 없는 길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 반가운 눈인사를 하고, 그녀는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건넨 뒤 왔던 길로 돌아갔다.

중간에 다른 샛길이 없어 계속 걸어가 보니, 길 끝에는 큰 철문이 닫혀있다.

이 길이 공용이 아닌 개인 소유지였던 것이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는 중, 철문 기둥과 펜스사이에 좁은 틈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여러 사람이 이용한 흔적이 보였다.

잠시 체면을 내려놓고 빠져나와, 마을입구로 향하는 큰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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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게 아침풀을 뜯어먹는 라마들
tempImageUtaZxD.heic 정박되어 있는 여객선에는 승무원들의 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tempImage4oiDuP.heic 보트를 바다에 내리고 있는 모습

산책 후 포구로 돌아와도 문을 연 카페나 가게는 없지만,

쓰레기통을 정리하는 청소부들,

보트를 바다로 띄우는 사람들,

아침 수영을 준비하는 여학생들,

여객선 운항을 준비하는 승무원들이

작은 포구 마을의 아침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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