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승천 교회> 등의 성당들, 유럽 성당 마니아를 위한 기행글 타임
자, 다시 기다리던 성당 리뷰 타임! 지금까지 특정 지역 기행글을 쓸 때마다 성당 기행글은 거의 하나씩 올렸는데, 이번에도 예외 없이 성당 기행글을 꺼내본다. 사실 토룬은 투리가 느끼기에 성당이 메인 주제인 도시는 아니다. 하지만 어느 곳을 가든 뭐랄까, 성당은 유럽 지역에 있어서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가 반영된 중요한 요소처럼 느껴진다. 아마 한국 대부분의 교회들과 달리 오래전에 만들어진 성당들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투리가 방문했던 교회 두 군데 정도를 보면서 토룬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하려고 한다. 다만 토룬은 교회가 메인이 아니다 보니 분량이 엄청 길지는 않을 것이다. 투리의 글은 어디까지나 여러분의 눈과 교양을 즐겁게(?) 길러주는 기행글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시길.
가볍게 서론 먼저 언급하자면, 토룬의 대표적인 건축 양식은 '고딕' 양식이다. 물론 폴란드 안의 고딕 양식이 토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토룬의 고딕 양식은 일반적인 건물에도 있을 만큼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그 원형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지금 보여줄 첫 번째 교회에서 그 부분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토룬에는 바로크 양식 등의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있다. 해당 내용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이번 글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넘어가 보자!
유럽 여행을 하면 질릴 만도 한데, 투리에게는 매번 방문해도 반갑게 느껴지는 곳이 있다. 바로 '성당'이다. 비록 본인이 가톨릭은 아니지만, 비교적 친근하게 느껴지는 예수님이나 동정녀 마리아 등의 성경 인물들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다.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그 특유의 감성이나 경건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고 말해야 할까.
어쨌거나 투어를 하면서 미처 설명하지 못했던 교회 얘기들을 보충해 보자. 투리는 토룬 시가지에 관한 글에서 토룬은 중세 시대의 양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도시라고 언급했다. 위 사진의 '성모승천 교회(The Church of the Assumption of the Blessed Virgin Mary)' 역시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건물들 중 하나이다.
이 교회는 토룬의 가장 대표적인 교회들 중 하나로 풍부한 역사와 뛰어난 건축미가 특징인 고딕 양식의 교회이다. 이 거대한 교회는 14세기에 프란체스코회에 의해 완공되었으며, 안에 들어가면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와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교회는 무료로 입장 가능한 교회라고 언급하면서, 가이드는 우리를 교회 안으로 안내했다.
안을 들어가니 하얀색 배경의 벽들과 세로로 긴 모양의 홀이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SN 동기들이 움직일 때마다, 가이드는 쉿 사인을 하면서 천천히 이동했다.
여러 차례의 공사를 거쳐 만들어진 이 교회는 시가지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도시의 확장과 함께 기존의 도시 외곽이 새로운 시장 중심지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는 성문이 없었기 때문에 거리들은 지역적 성격을 띠었으며, 주로 장인들이 거주하는 도시 필지들과 상인 및 노점상들이 있는 구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점에서 설계자들은 시장 광장에서 보이는 면이 가장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 교회를 지었다고 한다.
제단부 역시 가까이 가보니 높이는 길고 폭은 좁은 느낌이 강했다. 높이 약 27M에 달하는 교회의 내부 공간은 별형 리브 볼트로 덮여 있는데, 측랑은 네 갈래, 중앙 본당은 여섯 갈래, 성가는 여덟 갈래의 별형 볼트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위쪽을 보면 어떤 느낌일지 대략 감이 올 것이다.
전체적인 설명을 조금 하자면, 이 교회는 탑이 없는 3랑(三廊)의 비대칭적 교회(Hallenkirche)에 속한다. 여기서 3랑이란 교회 내부를 가운데 가장 넓은 구간(중앙랑)과 그 좌우의 통로 구간으로 나눈 공간 단위(측랑)를 말한다. 보통의 고딕 교회는 중앙랑이 측랑보다 높다는데, 이 교회는 중앙랑과 측랑의 높이가 거의 같다. 게다가 해당 교회는 좌우마저 비대칭적이다. 일반적인 교회는 좌우가 대칭이지만, 이 교회는 중간에 수도회 회랑을 흡수하는 등의 추가 공사를 여러 번 진행한 결과 자연스럽게 비대칭이 되어버렸다.
이 교회 안에는 프란체스코회 시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딕 양식의 내부 장식 요소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투리가 보여주는 사진들을 보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다. 예를 들면 교회에 있는 창이라던가, 벽에 새겨진 그림이라던가 말이다. 이 교회 외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도 있는데, 14세기 말에 제작된 스테인드글라스 창 조각들이나 ‘무덤 속의 그리스도’ 대형 조각상 등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들은 모두 토룬 지역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참고로 투리는 보지 못했지만, 이 교회에는 1386년 제작된 성 라우렌티우스의 종도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이 종은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종들 중 하나라고 한다.
외부를 보면 동쪽 부근에서 세 개의 팔각형 첨탑을 발견할 수 있는데, 중앙의 첨탑이 양쪽보다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투리가 느끼기에 아래에서 보면 저 첨탑들이 압도적으로 웅장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교회의 구조가 덧대고 흡수하는 식으로 지어졌다 보니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실제로 아래에서 교회를 둘러봤을 때 구조가 상당히 복잡해서 입구를 찾는데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기는 했다.
뭐 이 정도면 토룬의 성모승천 교회에 관해 충분히 얘기한 것 같다. 다음으로는 투리가 둘러본 다른 교회를 살펴보자. 본인이 소개할 두 번째 교회는 '성령교회(Church of the Holy Spirit)'다. 이 교회는 토룬에서 그렇게 대표성을 가지는 교회는 아니지만, 종교개혁기와 근대 시기의 교회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다른 중세 교회들과 차별점을 가진다.
이 교회 역시 대놓고 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교회인데,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보인다는 점에서 앞서 설명한 교회와 다르다. 18세기 중엽에 루터교 교회로 건립된 이 교회는 1724년에 발생한 종교적 소요 사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 이전까지 소유하던 성모 마리아 교회를 잃게 된 루터교 공동체가 토룬 안에서 예배할 장소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 결과 1756년, 이전에 여러 주택이 있던 부지 위에 대형 교회 건물, 즉 지금 여러분이 보시는 위의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1945년까지 개신교 예배당으로 사용된 이 교회는 이후 예수회(Jesuits)에 인계되었고, 현재는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대학교의 교수와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술 교회로 기능하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첫 번째 교회보다는 최근에 지어진 느낌이 더 강하다. 해당 교회 역시 여러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데, 화려한 캐노피가 달린 설교단이나 18세기 캐비닛 시계, 대리석 세례대 등이 있다. 아쉽게도 투리가 그 모든 작품들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지금 보여주는 사진들만으로도 여러분을 어느 정도 만족시켰으리라 믿는다.
참고로 이 교회의 설계는 훗날 폴란드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명성을 얻게 되는 에프라임 슈뢰거(Effraim Schroeger)가 맡았다고 한다. 그가 이 교회를 지을 당시에는 탑이 없는 상태로 설계했다고 한다. 아까의 사진에서 봤던 탑은 19세기 말에 추가된 것이다. 지금 위 사진에 있는 제단부 역시 에프라임 슈뢰거가 설계했다고 추정된다. 물론 이렇게 얘기해도 투리는 저 분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른다.
로코코 양식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가? 주로 우아하고 경쾌하며 화려한 장식성이 특징이다. 아까 보여줬던 첫 번째 교회와 비교하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양식은 실내 장식, 가구, 회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나타난 양식이며, 귀족들의 개인 생활 공간을 장식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는 왕권과 교회의 권위를 과시하고 웅장함을 강조하기 위한 바로크 양식과도 명확히 구별되는 모습이다.
물론 이 교회 같은 경우는 아까 말했듯 바로크 양식도 가지고 있다. 이 교회는 두꺼운 벽체와 묵직한 볼륨을 통해 몰입감을 넣고, 수평적이고 집중형 구조를 통해 빛을 연출적으로 활용했다. 다만 이 교회의 바로크 양식은 후기이기 때문에 로코코 양식도 섞여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위 교회들이 투리가 토룬에 있는 동안 잠깐 구경했던 교회들이다. 어떤가, 토룬의 건물들 특징을 보는 데에 있어 나름 도움이 되었으려나? 누차 얘기하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토룬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건물들이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토룬을 방문한다면 과거의 건축 양식을 거의 그대로 만끽하고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느 도시든 마찬가지겠지만, 토룬의 시가지를 방문한다면 주변의 건물들에 하나하나 흥미를 가지고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실 해외를 처음 방문한다면 모든 곳이 관광지처럼 느껴지기는 한다. 투리 본인도 바르샤바에 도착하고 처음 며칠 동안은 모든 건물이 관광지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폴란드를 여행할 때 토룬도 들르기로 했다면, 그 선택은 절대로 여러분을 후회시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