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폭삭 속았수다!>

-솔로몬의 지혜-

by avivaya

나는 솔로몬이 부러웠다. 그의 유전자와 부족함 없는 물질이 진정한 축복이라고 믿었다. 거기에다 신은 지혜로운 생각까지 몰아주었다. 솔로몬은 그야말로 완벽한 삶을 다윗으로부터 물려받았다. 특히나 유명한 사건을 해결하면서 솔로몬의 유명세는 확산되었다. 솔로몬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상태였다. 그에 비해 나는 신으로부터 징벌받은 것만 같았다. 신은 불공평한 처리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한정된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권이 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신의 축복이 꼭 필요했다. 신도 내 처지를 잘 알고 있을 테니 나의 필요를 채워주시리라 믿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지혜를 갖고 싶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고 유명해질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까. 그런데 나에게 가장 큰 허점은 과정 배제주의에 있었다. 축복을 받아내는 과정에는 무관심이었다. 오로지 신이 나에게 주기로 한 약속의 결과물에만 집착했다. 솔로몬이 받은 축복은 다윗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다.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학습과 훈련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한 진리를 나는 알지 못하고 있었으니 태초부터 나는 솔로몬의 지혜를 가질 자격이 없는 셈이다. 신에게 아무리 떼를 쓰고 잘못을 회개하고 다짐을 한다 해도 나에게 줄 수 있는 축복은 아니었다. 나는 다윗 같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이 나와 어울리지 않는 축복을 약속하는 일은 이상한 일이다. 신의 음성은 될 수 없다. 추측해 보자면 내가 현실 속에서 랩처럼 지껄이는 무의미한 소리였을 것이다. 결국 축복은 신의 고유 권한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남발하거나 남용할 수도 없다. 그래야만 신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신용도는 높아진다. 성숙한 신으로 추앙받기 위한 자격 조건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왔던 신의 모습은 결코 아니다. 나는 불공평하고 편애하는 신을 원했다. 선택받은 소수를 위한 구조가 옳고 그것이 신의 뜻과 일치한다고 믿었다. 물론 나는 신에게 선택받지 못한 인물에 속한다. 당연히 축복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나의 잘못이나 실수로 인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신이 만들지도 않았고 에덴동산에 산 적도 없기 때문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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