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폭삭 속았수다!>

-부자보다는 천국-

by avivaya

천국을 가고 싶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희망의 날개를 기꺼이 접기 위해서라도 천국은 필요했다. 게다가 성경 속 부자들에게는 천국문이 바늘귀만큼만 공개된다니까 말이다. 그 부자가 내가 생각하는 삶과 일치한다면 나에게는 자유로운 출입문이나 다름없을 테니 큰 위로가 되는 소식이다. 그것은 내 삶의 형태와 내용이 무엇이됐든 높이 평가받고 허용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소위 범죄 행위라 할만한 저급한 행동이나 생각까지도 천국행을 방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마치 절대반지를 끼고 있기나 한 것처럼. 신과 나의 관계는 그만큼 특별하고 한 마음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이상한 논리이다. 오히려 부자들이 천국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 적절하다. 그들은 시대에 앞서가는 생각을 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들은 교육 체계에 맞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전문 직업과 기술을 갖고 살아갔을 것이다. 당연히 천국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했을 것이다. 천국을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충분히 만족하고 성취하는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그에 반해 나는 천국이 필요했다. 현실이 외롭고 추웠다. 실패와 좌절이 반복됐다.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불공평함이 나에게는 큰 두려움이었다. 원하는 공부에 매진할 형편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현실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성공한 부자들의 불행을 보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신이 나에게 말했다. 무소불위 신이 나를 선택했고 나는 무한한 경쟁률을 뚫고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증명할 자료나 근거도 없는 헛소문에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을 단결시켰다. 뱀이 다가올 틈을 주지 않도록 주변 사람과 환경을 차단시켰다. 학습과 학교 생활을 멈췄고 사회적 경험에 대한 기회를 내동댕이쳤고 또래와 교감하지 않았다. 사 후 행복을 위해 불행한 생에 집착했다. 그것은 마치 무지 혹은 시스템 오류에서 시작된 교통 문제를 참고 견디는 것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것과 같다. 말하자면 신호등 하나로 많은 문젯거리를 해결 짓고 돌발 상황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예방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더욱이 나에게는 신이 모든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견고했다. 부자에게는 쓸모없고 불필요한 믿음이 내게는 천국 문을 열 수 있는 비밀번호와 같았다. 그렇지만 천국이 죽음 이후 삶에서만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신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 살아 움직이는 시공간이기 때문이다. 직접 빚은 인간이 보시기 좋았다고 말씀하셨던 신이라면 말이다. 그리고 신은 나에게 공지했어야 했다. 죽음 후에는 신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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