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폭삭 속았수다!>

-내 운명이 교사에 빠진 날-

by avivaya

겁먹은 내 삶이 시작된 것은 그날부터였을 것이다.

운명이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계시가 빈틈없이 나를 덮쳐 버렸고 내 뒤를 조롱하며 따라왔다.

나는 몸이 떨려 줄행랑을 쳐보았지만 도망가는 것에 영 재능이 없었고 얼마 못 가서 개차반 같은 운명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내 심장은 방망이질 쳐댔고 목구멍은 타들어 가는 것 같았고 목소리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위협적인 사람들이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붙잡아서 내 두 발을 질질 끌어다 지하로 통하는 어둑 컴컴한 계단을 내려가 삐걱거리는 나무 문을 열어젖히고 냅다 집어넣었다. 그곳은 그들이 말하는 천국의 계단이었던 것 같다. 나는 한참을 눈도 뜨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들려오는 소리에만 집중했다. 나를 여러 겹의 사람들로 둘러싸는 듯한 눈짓과 손짓 소리들이 들려왔다. 이내 일제히 잡음은 사라지고 카펫 바닥과 무릎이 닿는 둔중한 소리가 더해졌고 나도 모르게 자동 반응으로 동참했다. 눈물이 차올랐다. 이 얼빠지고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 마치 내 삶의 전부인 양 청춘을 바친 내 신세가 처량하게만 느껴졌다. 나는 어쩌다 이 꼴로 이 사람들에게 붙잡혀 들어와 있는가? 나는 왜 대역죄인 반란 수괴가 된 채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는가? 나는 죄가 없다. 사람들을 배신한 적도 없다. 오히려 나는 가진 전부를 탈탈 털렸고 빈털터리가 됐다. 그리고 가족들과의 줄다리기도 이미 끊어져 버린 상태였다. 나는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신으로부터 위로를 얻고 새 삶을 얻고 싶어서 내 발로 들어왔던 공간에서 나는 마녀 자격으로 나무에 매달려 있으니 말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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