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에 빠지다!-
내가 어떤 성도들보다도 목회자 앞에 가장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 간단했다.
그것은 ‘귀신이 보인다 ‘ 였다. 어떤 상황에서든 빠짐없이 등장하는 거짓말하는 습관이 물 만난 듯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만났던 것이다. 모처럼 즐거웠다.
그런데다 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은 교회에 새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내 발자국이 마치 유적지쯤으로 평가받기나 한 것처럼 유난스럽고 과장된 기분이 느껴졌다. 그것은 나에게 거짓된 언행을 일삼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나는 마음껏 거짓 신을 불러들였다. 그 덕분에 나는 신의 부르심이 당연한 선택받기 마땅한 인간이 됐다.
내 연기력 때문인지 나는 큰 인물이 될 것이라 굳게 약속까지 받았다. 진짜 신에게로부터 말이다.
훈련이 시작됐다. 나는 주로 인간 속에 잠식하고 있는 하등 귀신들을 튀어나오게 만들고 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고귀한 기도로써 말이다.
나는 그들을 향해 말도 안 되는 의성어를 지껄이고 손을 뻗어 몸 구석구석을 체크했다. 내가 만난 잡귀들은 이미 밖으로 나오고 싶어 안달 난 상태였다. 손만 대주면 자신에 대한 소개를 스스럼없이 쏟아냈다. 지금 와 돌아보면 그들도 나처럼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 있었던 듯하다. 그들은 나약하고 불안한 귀신들에 불과했다. 나는 이기적 겁쟁이였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대상이 된 사람의 신체를 압박하고 협박하고 위협을 가하는 폭력적 행위였다.
그 첫 번째 경험을 할 때 나는 최대한 멀리 섰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고 쾌감과 성취감으로 나의 기분을 채워 넣고 싶었다. 심지어 나는 권력자에게 빌붙어 누군가를 거짓으로 신고하고 처벌받게 만들기도 했었다. 어떤 죄도 저지른 적 없는 그들은 드러나지 않은 것도 죄라고 여기며 달게 처벌받았다. 심지어 공동묘지에서 골프채로 구타당하고 40일 금식까지 감행해야만 하는 형벌은 그 당시에 나에게도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렇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보이지도 않는 귀신을 향해 고함치고 손뼉 치고 두 팔을 벌려 위아래로 뻗어대면서 나는 충성을 맹세했다. 있지도 않은 능력을 갖고 있는 척하면서 사역자로 돌아다녔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인생에서 그 시절이 최고의 전성기였다. 인간이라고는 없는 벽으로만 사방이 둘러싸인 공간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