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폭삭 속았수다!>

-신이 없는 삶에 들어서다!-

by avivaya

나의 모든 희망은 수포로 돌아갔다. 숨이 아직 내 목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삶이 사라져 주기를 그토록 원했는데 나와 신은 동상이몽 상태인 것 같았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나의 현실은 굶주린 포식자와 마주친 것처럼 오로지 무섭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퇴로는 모두 차단된 상태였다. 정신적 불안과 우울감, 경제적 파산, 가족과의 단절, 전무한 사회생활 들이 나의 이력의 전부였다. 그것은 내가 림보의 터널 속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만 같았다. 그것이 신의 뜻이 담긴 메시지 같아서 더욱 절망했다.

내가 움직일만한 공간은 전혀 없어 보였다. 극강의 우울이 매일 쌓였다. 우울의 말뚝이 박혀 처절해졌다. 그리고 막막을 넘어선 황량한 감정이 나를 지배했다.

어쩌다 나는 이 지경에까지 온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일상이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진 것만 같았다.

나는 나를 설득해야 했다. 위로해야 했다. 신이 나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에게만 진귀한 진리를 알려 주려고 외롭게 만들어 놓은 것일 수도 있었다. 성경 속 큰 인물들은 모두 역경을 맞이한다. 그 역경은 큰 축복으로 전환되고 유혹은 영원히 물러난다. 어쩌면 나에게도 그런 축복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를 이루기 위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를 새롭게 하기 위한 신의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기도와 금식으로 이 테스트를 통과해 보기 위해 애써 보았다. 그런데 신의 뜻을 알아내기에 나의 방법이 고리타분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괴롭기만 했고 신은 침묵하고 있는 데다 상황은 멈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나는 매일매일 독촉과 압박에 시달렸고 불안과 두려움과 공포는 내 몸과 마음을 장악했다. 그 시절의 두근거림이 지금까지도 식은땀 나게 만든다. 내 안에서는 신을 향한 노여움이 폭발했다. 무능한 신! 비겁한 신! 이기적인 신! 그따위 말도 안 되는 신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 차려서 현실을 똑바로 보라고 신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먹고 튀어 버렸다고. 나는 절망감에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의식할 새도 없이 누군가가 내 머리통을 뼈가 튀어나온 주먹 손으로 쥐어박았고 나는 신음하며 눈을 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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