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노을 선정 독서소개 #1
남극이 부른다
지은이 박숭현 지음
『남극이 부른다』는 박숭현 박사 반평생의 탐사와 연구를 돌아보며 펴낸 첫 책이다. “앞으로 과학자가 될지”조차 고민하고 있던 젊은 청년을 평생토록 바다에 매어 놓은 ‘먼 북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저자가 책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한 폭의 대양과 같다. 때로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태평양처럼, 때로는 사납게 넘실거리는 북극해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쥐락펴락 한다. 혹자에게는 여느 사람으로서는 경험하기 힘든 특별하고 흥미진진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통로가, 혹자에게는 대양으로 나아가기에 앞서 참조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책이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는 이 책에서도 그렇게 자신이 경험한 다양한 탐사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여기에는 다소 어렵고 전문적인 연구 내용만이 아니라, 탐사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선상 체험이 포함되어 있다. 발파라이소에서는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의 시를 떠올리며, 마드리드에서는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의 그림을 생각하고, 하와이에 가서는 서든 록(Southern Rock)을 찾아 듣는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과학 탐사를 배경으로 한 탐사기이지만, 마치 한 편의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여느 과학자들의 기록과 그의 탐사기를 구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남극권 중앙 해령 최초의 열수(熱水) 분출구, 열수 생태계를 구성하는 신종 열수 생물, 빙하기-간빙기 순환 증거, 여기에 판구조론 30년 역사를 뒤흔드는 새로운 ‘남극-질란디아 맨틀’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박숭현 박사가 그의 연구팀과 함께 다년간 발견해 낸 성과들이다. 여기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세계 최초’라고 하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박숭현 박사의 연구 동료이자 하버드대학교 지구행성학과의 교수인 찰스 랭뮤어(Charles H. Langmuir) 교수와 함께, 그는 지금 전 세계의 지구과학자들이 주목하는 화제의 인물이다.
25년 동안 25회, 우연한 계기로 참여하게 된 온누리호 해양 탐사를 시작으로, 그는 매년 꼬박꼬박 배에 타고 탐사를 나가고 있다. 그의 반평생은 바다와 함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박숭현 박사이지만, 대학교 학부를 졸업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이 이렇게 반평생을 바다와 함께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암석학에서 지질해양학으로, 고해양학으로, 또 중앙 해령으로. 마치 바다의 조류가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관심사를 옮겨온 궤적은, 돌아보면 어떠한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가 있었던 것만 같다. 첫 탐사의 회상에서부터 바다와 지구에 얽힌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담겨있다.
저자소개
저자 :
박숭현
연세대학교 지질학과를 거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의 아라온호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선을 타고 매해 대양으로 나간다. 주로 지구의 내부 물질과 에너지가 나오는 통로인 해저 중앙 해령을 연구하여, 지구 내부 맨틀의 순환과 진화의 문제를 밝히고자 한다.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교 지구행성과학과 교수이자 그 분야의 권위자인 랭뮤어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에 ‘질란디아-남극 맨틀’로 명명된 새로운 유형의 맨틀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으며, 이로써 기존 30년 동안 고착되어 온 맨틀 연구를 뒤엎는 놀라운 흐름을 만들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나를 부르는 바다
그렇게 바다가 내게로 왔다 / 심해 퇴적물과 윌리스 브로커 / 이산화탄소와 화산 폭발 / 고해양학에서 중앙 해령으로 / 남극 대륙을 둘러싼 거대한 활화산 산맥 / 중앙 해령과의 첫 만남은 지진, 파도와 함께
2장 40일간의 세계일주
7일의 탐사를 위한 33일의 여정 / 마드리드와 푼타아레나스 / 만만디 정신에 묶인 매퍼를 구하라! / 산 넘어 산, 멀미 넘어 눈 폭풍 / 세종 기지를 떠나 남극해로 / 거대한 파도와 해빙을 헤치고 / 죽음의 레이스를 뚫고 나가다 / 남극해의 잔잔한 바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
3장 거친 파도 위의 방랑자
첫 남극 탐사기: 남극 대륙에는 세종 기지가 없다 / 첫 남극 탐사기: 안타티카, 불확실한 여정 / 첫 남극 탐사기: 활화산에서 펭귄을 만나다 / 호주 프랭클린호 승선기 : 서태평 양 섭입대를 찾아서 / IODP 조이데스 레졸루션호 승선기 : 모호를 향하여 / 일본 미라이호 승선기 : 발파라이소와 이슬라 네그라의 추억 / 미국 놀호 승선기 : 해양 탐사, 사람과의 만남 / 프랑스 라탈랑테호 승선기 : 선상 파티로의 초대
막간: 항해의 닻을 잠시 내리다
4장 바다에서 지구를 읽다
바닷물은 어떻게 움직일까 / 바닷물은 왜 짠가 / 망망대해에서 어떻게 위치를 알 수 있을까 / 남극은 왜 차갑고 고독한 대륙이 되었을까 / 북극은 왜 얼어붙은 바다가 되었을까 / 북극곰과 남극 펭귄: 북극해 바닷길을 찾아서 / 북극점 도전의 역사와 그 이면 / 남극점을 둘러싼 성공과 비극, 위대한 실패 / 버뮤다 삼각지대와 일본 침몰 / 바다에서 발견한 지구의 작동 원리
남극에 대한 정리
1. 위치 : 지구의 맨 아랫부분에 있습니다.
남위 66.5도 이남의 지역, 남극대륙과 그 주변지역을 말합니다.
2. 지형 : 대륙 대부분이 두꺼운 얼음으로 되어있어요.
3. 국기 : 남극은 어느 나라의 땅도 아닙니다.
4. 국기의미 : 위의 말대로 남극은 어느 나라의 땅도 아닙니다.
5. 남극 상징물 : 남극 하면 펭귄이 떠오르지 않나요? ^^
6. 수도에 대해 : 남극은 어느 나라의 땅도 아닙니다.
7. 역사 : 1959년에 남극 조약 체결
* 남극조약 : 남극 대륙 보호를 위해 개발 금지, 영유권 주장 금지,
남극 대륙의 평화적 이용, 학술 조사 등 공동목적에 이용할 것을 약속
8. 유적 : 유적이라기보다는 여러 나라의 학술기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킹조지 섬에 세종 과학 기지가 있지요.
9. 관광지 : 남극에는 관광지가 없습니다.
북극
1. 위치 : 북위 66.5 이북, 북극해 주변지역을 말해요.
2. 지형 : 바다와 여러 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 국기 : 우선 북극에는 여러 나라의 섬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그린란드가 북극에 있는 제일 큰 섬이니까. 그린란드는 덴마크 땅입니다.
4. 북극상징물 : 왠지 이글루와 에스키모가 떠오르네요.
<요기까지 인터넷에서 발췌- 다음부터는 책 내용 요약>
책 중심으로
남극권은 남극 조약에 의거해 어느 나라의 영유권도 인정되지 않는 지역이니 전체를 관리하는 국가는 없다. 그 대신 여러 나라에서 남극 곳곳에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남극 기지들은 대체로 남극 현장 조사와 환경 모니터링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각국의 남극 기지들은 과학적 조사를 위해 남극을 방문하는 과학자에게 숙식과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협약이 맺어져 있다. 즉, 과학적 목적이 분명할 때는 사전 협조만 구하면 자국의 기지뿐 아니라 타국의 기지에도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타국의 기지에 머무른다고 해서 숙박비나 음식값을 지불하지도 않는다. 기지들은 타국에서 오는 과학자들의 방문에 대비해 여유 공간과 여분의 음식을 비축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장 조사에는 기지 실무자들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남극권에는 다국 간 협력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 셈이다.
남극 기지 중에는 1년 내내 운영하는 기지도 있고 여름에만 운영하는 기지도 있다. 세종 기지와 장보고 기지가 1년 내내 운영하는 대표적 기지들로서 1년에 한 번 월동대를 파견한다. 남극의 긴 겨울 동안에는 월동대만 남아서 기지 유지와 가능한 과학적 관찰만을 수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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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여행을 하는 사림이 얼마나 있겠다 싶겠지만 여행사들에서 다양한 남극 이행 상품을 팔고 있고, 지금도 꽤 많은 사람들이 남극을 여행한다. 그러나 여행 목적으로는 남극 기지에 들어갈 수 없다. 남극에 위치한 기지는 공간이나 식량 등 여러 면에서 여행객들에게까지 편의를 제공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도 국제적인 협약 사항이다. 참고로 킹조지섬에는 호텔도 있고 은행도 있고 우체국도 있다. 킹조지섬- 제주도의 절반 크기, 500여 명 거주, 남극의 사우스 스틀랜드제도에 속하는 섬)
맨틀은 코어까지의 깊이가 약 2,900km다. 따라서 맨틀 상부에 비해 하부의 압력은 엄청나게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압력이 증가하면 광물들의 구조와 성질도 바뀐다.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면 연필심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시커먼 흑연과 투명하고 영롱한 보석 다이아몬드는 탄소(C) 하나로만 이루져 있어 그 조성이 같은데 흑연이 엄청난 압력을 받으면 다이아몬드로 변하는 것이다. 만약 맨틀이 탄소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상부는 흑연인데 하부는 다이아몬드로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모두를 맨틀이란 단일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따지면 어느 깊이부터 흑연이 다이아몬드로 바뀌는 것인지, 이 변화가 급작스러운 것인지 점진적인 것인지 등등의 문제가 맨틀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것이다. 물론 실제 맨틀은 산소(0), 규소(Si), 마그네슘(Mg), 철(Fe), 칼슘(Ca), 알루미늄(AI) 등의 원소로 주로 구성되어 있어 문제는 좀 더 복잡하다. 상부맨틀은 위 원소들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감람석과 일부의 휘석으로 구성되어 있는 감람암이다.
병원에서 CT 촬영을 하는 것처럼 지진파로 지구 내부 모습의 이미지를 그려보기도 한다. 지구과학자들이 이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고 복잡한 추론 과정을 거쳐서 얻어낸 결론은 지구가 지각, 맨틀, 핵이라는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복
잡하게 연구할 것 없이 수박을 잘라서 내부를 보듯 직접 뚫고 들어가서 이 층들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반경 약 6,400km에 달하는 지구의 중심부까지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에서 그칠 뿐,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할 것임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목표치를 대폭 낮추어서 최소한 지각 바로 아래, 맨틀까지는 직접 뚫어서 확인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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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강이나 호수에 존재는 물의 양은 정말 미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강과 호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이렇게 다양한 저장소에 존재하는 물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그 사이를 끊임없이 순환한다. 강물과 지하수는 계속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바다는 계속 증발해서 수증기를 만들고 이 수증기는 비가 되어 떨어진다. 육상으로 떨어진 빗물은 다시 강물과 지하수가 되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것이 지표 근처에서 일어나는 물의 순환이다. 전 지구적 물의 순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맨틀과 화산 활동까지 포괄해야 하겠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여기서는 일단 지표 근처에서 일어나는 물의 순환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아울러 바닷물은 짠데 왜 강물은 짜지 않은지, 그 이유를 설명해보고자 한다. 강물은 기본적으로 빗물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
“왜 빗물은 짜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빗물은 대부분 바닷물이 증발한 수증기가 모여서 형성된다.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구름을 형성하고 비가 되어 다시 떨어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7~8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빗물의 조성이 바닷물과 현격히 다르지 않은 것은 이 짧은 체류 시간의 영향이 클 것이다. 그런데 떨어진 빗물이 강물로 모여들어 다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데는, 지역에 따라 큰 편차가 있겠지만 최대 2~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지하수의 경우는 표층에서 가까울 경우 100~200년, 심층의 경우 1,000년 정도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으로 스민 빗물이 흙을 통과해 강물로 모여들고 다시 바다로 흘러가는 2~6개월의 체류 기간 동안 원래의 조성에 변화가 생기리라는 것은 쉽게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과정에서 암석의 풍화를 통해 흘러나온 규소, 소듐, 포타슘, 칼슘 등의 성분이 녹아들어 가고 강물은 원래의 빗물에 비해 이러한 성분들의 함량이 더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체류 기간은 강물의 조성이 원래의 빗물과 완전히 달라지게 할 만큼 충분한 것은 아니다. 물에 흙을 6개월간 담가둔 후 흙을 걸러냈을 때 물의 조성이 얼마나 달라질까?
그런데 바닷물이 완전히 섞이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북대서양에서 가라앉은 해수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00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바닷물이 한 번 완전히 섞이는 시간도 이와 유사하다. 바다에 공급된 성분들 중 바닷물이 완전히 섞이는 1,000년보다 긴 기간 동안 증발이나 침강을 통해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는 성분들이 바닷물의 기본 조성을 형성하게 된다. 바닷물에녹아 있는 6가지 대표 성분, 즉 소듐과 염소, 포타슘, 칼슘, 마그네슘 그리고 황산은 1,000년 정도가 아니라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 동안 제거되지 않는 성분들이다. 이 성분들이 전체 바다에서 거의 일정한 비율을 나타내는 것은 바다에서 수백만 년 혹은 수천만 년 동안 버티면서 잘 섞였기 때문이다.
이상이 지표상의 물의 저장소들을 중심으로 생각해 본 물의 순환 과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순환만으로 바다의 성분들이 모두 설명될 수 있는 것일까? 해양학자들은 앞에서 제시된 모델을 바탕으로 관측과 정량적인 계산을 수행함으로써 많은 부분이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선 현재의 남극 대륙이 두꺼운 빙하로 덮여 있는 혹독한 환경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자. 먼저 남극 대륙이 남극점을 포함하는 고위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도가 높기 때문에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평균 온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두꺼운 빙하와 낮은 온도를 설명할 수 없다. 기후와 날씨가 바다에 영향을 받듯 남극 대륙의 혹독한 환경 역시 주변 해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도를 보면 남극대륙의 주변으로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저위도에서는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과 태평양이 거대한 대륙을 경계로 가로막혀 있는데 오직 남극 대륙 주변에
서만 이 대양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대륙이 현재와 달리 온화한 상태인 시절이 있었다면 그때는 지금과 조건이 달랐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조건들은 과거에 어떻게 달랐고 어떤 이유로 현재와 같이 변화된 것일까? 판구조론이 이 물음에 유력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판구조론은 지구를 설명하는 종합적 이론으로서, 지구의 외각이 딱딱한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양 및 대륙 지각의 생성, 대륙의 충돌과 균열, 화산 활동과 지진 등 다양한 지구의 현상이 이 지판들의 이동과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된다는 말로 요약된다. 남극 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지판들의 이동과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남극 대륙은 한때 남반구에 위치했던 곤드와나라는 거대한 대륙의 일부였다. 식물 화석이라는 증거 외에 남극 대륙과 주변 대륙의 지형만 살펴봐도 곤드와나 대륙의 존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남극 대륙의 서북쪽과 호주의 남쪽 해안선을 비교해 보면 퍼즐과도 같이 잘 들어맞는다. 남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 인도, 호주, 남극 대륙도 해안선에 따라 잘 들어맞는다.
남극 대륙을 서남극과 동남극으로 가르는 남극 횡단 산맥도 기류의 흐름에 영향을 주어 남극 대륙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한다. 남극 대륙의 혹독한 환경은 이처럼 현재 남극 대륙이 놓인 여러 조건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빚어낸 결과다.
대륙이 현재와 달리 온화한 상태인 시절이 있었다면 그때는 지금과 조건이 달랐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조건들은 과거에 어떻게 달랐고 어떤 이유로 현재와 같이 변화된 것일까? 판구조론이 이 물음에 유력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판구조론은 지구를 설명하는 종합적 이론으로서, 지구의 외각이 딱딱한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양 및 대륙 지각의 생성, 대륙의 충돌과 균열, 화산 활동과 지진 등 다양한 지구의 현상이 이 지판들의 이동과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된다는 말로 요약된다.
그런데 식물 화석 분포나 해안선 일치 등의 증거만으로 이 대륙들이 하나로 뭉쳐 있었다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너무 빈약한 것 아닐까? 20세기 초반에 알프레드 베게너 이도 해안선의 일치 화서 분포의 연속성 등을 근거로 대륙 이동설을 주상 하다가 동시대 과학자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았던가? 판구조론의 과학적 증거는 대양의 바닥, 즉 해양 지각에서 찾을 수 있다. 해양 지각은 중앙 해령이라는 곳에서 형성되는데 이 중앙 해령은 전 지구를 야구공의 실밥 같은 형태로 두 바퀴 휘감고 있는 지구 최대의 활화산 산맥이다. 중앙 해령에선 지각 아래 맨틀에서 녹아 나온 뜨거 운 용암이 지속적으로 분출하고 있으며 해양지각은 이 용암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해양지각은 중앙해령에서 멀어질수록 나이를 먹어간다. 중앙 해령에서 막 분출된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해양 지각의 나이를 0살이라고 하면, 중앙해령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대륙 주변 해양 지각의 나이는 오래된 서태평 양의 경우 2억 살에 가깝다.
나침반의 바늘은 남북을 가리키는데, 이는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지구라는 자석은 사력의 세기뿐 아니라 N극과 S극의 위치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환경에 대한 작가의 주장
나는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구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며, 이 현상이 인간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이 부족한 맹목적 환경 보호론자 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가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든, 자원을 개발하든 간에 지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해야 하는 것 아닐까? 우리는 그간 북극해의 얼음이 녹는 것을 걱정해 왔는데, 이번에는 시각을 좀 달리해서 “애초에 북극해는 왜 얼어붙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남극이나 북극은 추운 곳이니 늘 얼음으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북극과 남극이 얼어붙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45억 년이라는 거대한 지질학적 스케일로 봤을 때의 이야기이다. 남극의 경우 두꺼운 얼음으로 덮인 것은 약 3,400만 년 전부터이고, 북극의 경우는 대략 300만 년 전부터 얼어붙기 시작했다. 남극과 북극이 순차적으로 얼어붙은 것에는 연관성이 있다. 지구의 역사를 볼 때 육지였던 곳이 바다가 된 경우도 있고, 바다였던 곳이 육지가 된 경우도 있다. 북극은 육지였다가 바다가 된 곳 중의 하나이다.
남극에는 곰이 없고 북극에는 펭귄이 없다. 펭귄은 남극 대륙을 비롯한 남반구의 고위도 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생물이다. 남극 대륙에는 곰이 없으니 남극의 펭귄, 북극의 곰은 양극 지방에 대해 대표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떠오르는 질문이지만 사실 답하기가 쉽지는 않다. 일단은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것은 두 동물의 생태는 물론 남반구와 북반구의 대륙 분포 특성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자 한다. 남극과 북극은 대륙과 바다의 분포에 큰 차이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남극은 땅이고 북극은 바다이다. 북극은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이 둘러싼 얼어붙은 바다인 반면, 남극은 바다로 둘러싸여 다른 대륙으로부터 격리된 대륙인 것이다. 북극곰들은 연결된 대륙을 이동하면서 북극의 환경에 적응한 동물이다. 한편 수영은 잘하지만 날지는 못하는 새인 펭귄은 주변 대륙과 고립된 남극권의 혹한 환경에서 적응하고 생존한 동물이다. 북극곰들이 북극권의 연결된 대륙을 통해 이동할 수 있었듯 인류의 이동도 가능했을 것임은 자명하다. 북아메리카 대륙에 많은 인류가 살았던 것은 북극권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에 살던 인류가 이주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유력하다. 북극은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유라시아 및 북미 대륙과 가깝기 때문에 더 많은 인류의 접근이 허용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