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다듬는 일, 마늘 까는 일, 기타 치는 일, 피아노 치는 일, 탁구 하는 일등 연습을 해야 하는 일들은 무조건 싫어한다. 특히 반복연습을 해야 하는 경우는 더더욱 싫다.
살아가면서 이러한 습관을 바꿔보려고 노력도 해 보았는데
타고난 기질일까? 아직도 연습, 기다림 등은 잘 되지 않는다.
만약 내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남편이랑 결혼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군대 간 애인을 기다린다던가
취업 준비를 하는 남자 친구가 취업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던가
고시공부하는 남자친구를 합격할 때까지 기다린다던가 등
내가 좀 더 기다릴 줄만 알았더라면 아마도 내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파 까는 연습을 한다.
마늘 다듬는 연습을 한다.
양파 까는 연습을 한다.
남편은 바꿀수 없지만 뭐라도 바꿔볼까 싶어서.
피아노 치는 것을 연습하는 거, 탁구 치는 것을 연습하는 거
기타를 배우기 위해 연습하는 거는 잘 안된다.
하물며 공모전에 작품을 내고 기다리는 일도 매일이 지루하고
수능시험날짜를 기다리는 일은 더더욱 미치는 일이다.
나는 수능시험이 고3학년 3월에 치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1년동안 사람구실 못하고 보내야하는 고3은 지긋지긋하다.
밤의 길이가 길어지는 겨울이 싫다.
밤이 되면 집으로 가야 할 것만 같아 퇴근시간만을 눈 빠지게 기다린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봄과 여름을 기다리는 것은
매일 해 뜨는 시간과 해 지는 시간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버틴다
기다림을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
잘 버티는 사람이 무척 부럽다.
부동산 값이 폭락하고 주식이 떨어져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은 지루함이다.
기다림에서 탈출할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묻고 싶다. 이 글을 읽은 사람은 댓글로 자기도 그런 사람인지 달아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적어도 어떻게 견디는지 견디는 방법이라도 댓글을 달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밤이 길어지는 동지를 빨리 보내고 하루에 30초씩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1,2월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파 다듬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하며 견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