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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Jan 16. 2024

미국 월세가 자가보다 나을 수도 있는 이유

비용 외적으로 월세가 나을 수도 있다

미국 대다수의 유학생들은 학교 근처 아파트먼트나 아니면 학교에서 제공해 주는 기숙사에서 월 렌트비, 즉 한국으로 치면 월세를 내고 산다. 하지만 장기 유학생이거나 미국에 취업을 했다면 아파트먼트가 아닌 주택을 렌트해서 거주할 수도 있고 또는 아파트먼트를 구입해서 월 주거비를 절약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 어느덧 장기 유학생이 되어버린 내가 생각하는 미국 남부의 월세와 자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우선 내가 말하는 내용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그저 내가 남부에서 거주하면서 느낀 생각일 뿐이다.

나의 경우 아파트먼트와 일반 주택에서 모두 거주를 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느낀 점은 애매하게 집을 구매할 경우 렌트비보다도 자가에서 발생하는 주거비가 더 많을 수 있고 시간적 정신적으로 집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걸 느꼈다. 미국 가족 영화나 시리즈를 보다 보면 아빠들이 주말만 되면 집에서 뭔가를 하느냐고 바쁜 걸 알 수 있다. 물론 인건비가 비싸서 직접 수리를 하거나 취미로 집을 꾸밀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현실에서 느낀 점은 생존을 위해서 매주 주말마다 집을 손보는데 시간을 쓴다는 것이다.

먼저 내가 살고 있는 일반 주택에서 말하자면, 한국에서 흔히 부르는 전원주택 또는 단독주택에 해당된다. 문제는 집 내부에서 망가지는 부분을 고치는 건 천천히 고치면 되지만 미국 남부의 경우 외부적으로 공격을 받으면 답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외부적 공격이란 생물이나 자연재해 등이 해당된다. 플로리다의 경우 허리케인과 더불어 아주 가끔씩 오는 토네이도, 홍수, 비바람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매년 덮친다. 텍사스나 남부에서 조금 벗어난 오클라호마 주의 경우에는 허리케인이 없는 대신에 토네이도가 그냥 친구처럼 자주 왔다 갔다 한다. 자연재해가 직접적으로 집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주변에 있는 나무에 의해 집이 망가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플로리다의 경우 허리케인이 오기 전에 큰 나뭇가지나 집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대비를 해줘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대처가 가능하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나무뿌리나 동물들의 공격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플로리다의 경우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업과 생명공학이 발달되어 있다. 그만큼 실제로 나무뿌리의 침투 능력과 그 크기가 어마무시하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 옆에도 나무가 있는데 나무뿌리가 서서히 집 쪽으로 침투해오고 있어 매일 나무뿌리를 제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 나무를 베면 되지 않냐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부터는 이제 사회와 경제적인 문제로 전환된다. 마치 다른 부서에서 담당하는 일이 되어 버린 것처럼 말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한국 아파트나 마을 단지에 가보면 주민 협의회라는 것이 있듯이 미국의 아파트먼트나 주택 단지에도 주민 협희회가 존재한다. 미국 주민 협의회는 한국보다도 영향력이 크고 공유 자산에 대해서 셰어하고 있다 보니, 앞서 말한 집 주변 나무를 함부로 베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본인 사유지에 벗어난 공동 지역의 경우 주민 협의회에서 의논을 거쳐 결정되다 보니, 한마디로 집 안으로 침투하기 시작한 나무뿌리를 자르는 방법만이 당장의 해결책인 셈이다.


또한 게릴라전처럼 가끔씩 쳐들어오는 동물들도 무시를 할 수 없다. 내가 텍사스에 거주할 무렵 친구들 집을 땡스 때마다 자주 놀러 가곤 했다. 텍사스 사람들 중에는 Ranch라고 부르는 목장 형태의 집을 좋아하는데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는 부잣집처럼 게이트를 지나치고 30분을 달려야 집이 나오는 그런 형태의 주거지이다. 문제는 텍사스의 경우 야생 퓨마부터해서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사유지라고 해서 밤늦게 산책하다가 야생동물들한테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실제로 내 친구 멍멍이 벅스는 밤에 나갔다가 다음날 돌아오지 않았고 나중에 퓨마한테 뜯어 먹힌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호그라고 부르는 미국판 멧돼지부터 스 쿠거(사실상 퓨마), 독사, 곰, 악어, 코요테 심지어 스컹크도 조심해야 한다. (동물에 대한 내용은 다른 포스트에서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그러면 주택보다 아파트먼트는 괜찮지 않을까라고 한다면 사실 앞서 말한 내용과 비교하면 훨씬 낫다. 그럼에도 아파트먼트를 구매하고 나서는 집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본인이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집이 붙어 있으면 해당 집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내 집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실제로 내가 텍사스에 있을 때 윗집 아파트먼트에서 물이 새는 바람에 아랫집 천장까지도 썩어서 물이 새는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물론 윗집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수리를 아랫집에 해줘야 하지만 미국 특성상 처리되는 시간이 꽤 걸린다. 반대로 만일 내 집에 문제가 생겨서 다른 집에 피해를 준다면 이 부분까지도 해결해줘야 하며 법적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아파트먼트에서도 주민협의회가 별도로 존재하는데 공동의 문제도 여기서 의논과 처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협의회에 따라서 처리되는 속도나 과정이 달라질 수 있다.


공통적으로 주택이나 아파트먼트 모두 자가로 보유한다면 세금을 내야 하고 주민협의회가 존재한다면 협희회 가입 및 기간별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애매하게 주택이나 아파트먼트를 보유한다면 비용, 시간, 정신적으로 모두 손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낼 때 세금 비율에 대한 범위가 나눠져 있다. 이때 애매하게 소득이 인상되면 세금 비율 범위가 달라져서 막상 실질적으로 손에 들어오는 돈이 더 적어질 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월세를 아끼려고 미국에서 집을 구매했을 때 막상 나가는 돈이 월세보다도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보고 나니 왜 일부 사람들이 "자가보다 월세가 이득이에요!"를 말씀하시는 이해가 되었다. 물론 한국 관점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미국 관점에서는 이해가 되는 부분인 셈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주택이나 아파트먼트를 구입하려고 한다면 비용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부터 주민 협의회까지 복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국 남부의 경우에는 외부 환경에서 주는 요인으로 인해 집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으니 잘 알아보고 사야겠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뭔들 is 나도 집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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