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이

이샛기

by 대서양

멍-하게 희푸른 하늘에 사르르 흘러가는 구름과, 고양이 이샛기. 슬픈 녀석이다. 죽음의 운명을 타고난 슬픈 운명의 고양이이다. 그는 늙어가며 미래에는 한없는 육체의 나약함과 취약성을 숨길 새 없이 세계의 무수한 침범아래 나신으로 까발려버리고선, 온 몸으로 우주의 무질서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고양이는 암에 걸려 다시는 야옹 소리도 내뱉지 못하고, 무수한 고통의 바늘들이 온몸에 일일이 박히어 한순간의 통증으로 죽어버릴 것이다. 야옹거리는 이 녀석은 자신의 미래를 전혀 모른 채, 윗턱과 아래턱을 찢어져라 벌리며 세상이 떠나가라 하품을 한다. 지금의 젊은 그대는 세상을 그런 하나의 하품만으로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리는 내면의 빗소리를 들으며 우수로 젖어드는 눈동자로 눈앞의 야옹이를 바라보고, 야옹이는 무엇을 새삼스레 기대하냐는 듯 앞발과 등을 쭉 뻗어 엉덩이로 하늘을 찌르며 등을 편다. 하늘은 갑작스레 코앞에 내밀어진 엉덩이에 기분 나빠하는 기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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