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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ie Park Nov 30. 2022

술은 안 취해요 취하는 건 당신

플라이두바이 승무원의 비행 일기

/ 이번 11월은 어떻게 흘렀나 싶을 정도로 눈 깜박하니 끝나버렸다.


2022년 새해에 내 상황이 어떻게든 달라져 있길 바라며 소원을 빌었던 것이 몇 시간 전인 것 같았는데 나는 다시는 오지 않을 2022년의 마지막 장을 보기 전 11월의 마지막 비행을 위한 발걸음을 기내로 옮겼다.



/ 이번 비행은 트빌리시로 가는 비행이었다.


트빌리시는 동유럽에 속한 조지아의 수도로써 두바이에서 3시간이면 도착하는 낭만이 가득한 도시이다. 다양한 계절이 존재하고 저렴한 물가 탓에 중동 사람들이 계절을 느끼기 위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비행기에는 빈틈없이 승객들로 가득 찬다. 탑승할 때부터 기대를 가득히 품은 승객들의 표정이 느껴졌고, 그런 승객들을 싣고 비행기를 서둘러 이륙했다.


"띵동 띵동"


두 번의 HIGH-LOW Chime이 울렸고 나는 벨트를 풀고 서비스의 시작을 위해 앞치마를 서둘러 매었다. 플라이두바이는 Hybrid service carrier로 기존의 저비용 항공사처럼 모든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아래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 승객이 기내에서 구매를 할 수 있는 간단한 스낵과 음료 및 술을 판매

- 티켓을 구매할 당시 기내식을 구매한 경우 기내식 제공

- 티와 커피, 물을 무료로 제공


기내식에 대한 가격을 꽤나 합리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들은 티켓과 함께 기내식을 포함해서 구매를 한다. 더불어 기내식의 경우 Non-vegetarian과 vegetarian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Chicken or Vege 그리고 tea or coffee"


나는 열심히 위 두 문장을 외치며 대형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흡사하게 하며 일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간혹 '공기만 무료로 제공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것에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기존 저비용항공사를 생각하며 승객들이 기대감 없이 비행기를 탔다가 "어머? 이것도 줘? 무료라고? 우와!"라고 하며 신나 하는 승객들을 있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미소를 보낸다. 이로 인해 타 저비용 항공사보다 플라이두바이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번 비행에서도 어김없이 만족스러워하는 승객을 만나 서비스를 하는 도중 안 일어났으면 하는 일이 일어났다.



/ 당신에게만 재밌는 농담은 농담이 아니야


"너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밀 서비스를 하던 도중 들려온 소리였다. 갑자기 들려오는 승객의 고함에 나는 재빠르게 서비스를 멈추고 고개를 뒤로 돌렸고 한 승객이 일어나 다른 승객을 향해 주먹을 날리기 위한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보았고 나는 함께 일하던 다른 크루와 함께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이신가요? 어떤 일이신지 말씀 주시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잔뜩 흥분해 있는 승객에게 말을 했고 그는 주체할 수없이 차오르는 감정을 부여잡고 우리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을 했고 좋은 시간을 보내던 와중 뒤에 있던 승객이 자신의 딸에게 딸이 너무 예뻐 그러니 손등에 키스를 해도 될까?라는 망언을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의 시선은 뒤 줄에 앉아있던 승객에게 향했고 그를 본 순간 알아버렸다.


그 승객은 취해있었다. 더불어 가족 승객들은 중동에서 온 승객이었고, 뒷줄에 앉은 승객은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었다. 절대 '그런 말 선 넘었어 그만해 기분 나빠'라고 말하며 조금은 너그럽게 넘어갈 수 없는 용납이 불가능한 말을 해버린 것이다. 자신의 망언을 인지하지 못한 채 "농담이었었어! 그리고 네가 날 때리면 일이 커질 것 같은데 그런데도 네가 정말 원하면 날 때려"라는 돌이길 수 없는 말을 하며 사과 대신 지켜야 할 선을 아슬아슬 넘나들고 있었다.


흥분한 승객은 정말 그 승객을 때리기 위해 다시 한번 더 주먹을 올리며 때리려는 자세를 취했고 우리는 그를 열심히 말리며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한참을 실랑이하던 끝에 승객들은 진정이 되었고 승객들의 좌석을 옮겨 그들을 기내 안에서 최대한 떨어트려놓아 더 이상 부딪치지 않도록 도왔다. 사무장은 각 승객들에게 상황에 대해서 듣고 차후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했고, 나와 다른 크루들은 사무장의 조언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승객들을 케어했다.



/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나는 큰 숨을 한번 쉬고 내뱉었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는 트빌리시에 도착했고, 승객들의 하기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비행기에서 어떤 일이 있었든 당신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난 후의 시간들은 다른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Good bye and have a good night", "See you again and have lovely night"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지루하지 않게 승객들에게 다양한 인사말과 함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가족 탑승객들이 내리려고 할 때 사과의 말씀을 재차 전하며 시작되는 여행에서는 즐거움과 좋은 추억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흥분했던 승객은 이것은 승무원들의 잘못이 아닌 그 승객의 잘못이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고 비행 내내 지속적인 케어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취한 승객은 지속적으로 제공했던 시원한 물 때문에 술이 깨며 자신의 과오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고개를 숙이고 내가 잘 가라는 인사를 전할 새도 없이 재빠르게 비행기에서 내렸다.


모든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렸고, 나는 비행기 뒤쪽에서 다시 두바이로 돌아가는 비행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열린 문을 따라 들어오는 조지아의 선선한 바람과 저녁 공기에 숨을 크게 쉬어 폐에 공기를 가득 담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마음에 담지 않기 위해 천천히 그 숨을 내뱉으며 다른 승객들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마음을 다졌다. 한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는 어떠한 드라마도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나의 바람이 덜 간절했는지 두바이로 돌아오는 비행기의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




-下에서 계속됩니다 by Jennie

Insta @jennieya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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