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차(茶)》

by 운형 최진태

●울산신문1.

《 요가와 차(茶)》


요가는 호흡·동작·명상을 함께하는 심신 수련 운동이다. 요가 경전인 요가 수트라에서는 '아스탕가 요가'라 하여 요가 수행의 8단계를 명시하고 있다. 그 중 호흡과 동작은 궁극적으로 집중과 명상, 삼매에 깊이 들기 위한 전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인체의 기혈 순환을 원활하고 안정되게 함으로써 가능해진다.

헌데 이런 호흡이나 동작 말고도 그런 역할을 더해주는 게 있는데 바로 차(茶)다. 여기서 말하는 차는 국화차, 대추차 등의 대용차가 아닌 참선 중 졸음을 이겨내지 못해 자신에게 화가 난 달마대사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눈꺼풀을 잘라 던졌더니 그 자리에서 자랐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오직 차나무에서 생성된 것을 말한다.

요가 수련 전후의 향긋한 차 한 잔은 기혈 순환을 도와 몸을 정결하고, 부드럽게, 유연하게 이끌어 줌은 물론 명상과 삼매를 돕는 골든 브릿지 역할을 한다. 차는 자연스럽게 명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명상의 기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요가에서는 맑고 깨끗한 먹거리를 일러 사뜨빅(sattvic) 음식이라 한다. '다여군자 성무사(茶如君子 性無邪)', 즉 차는 군자와 같아서 그 성정(性情)에 삿됨이 없다고 하였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주로 먹는 음식을 보라고 한다. 그 음식에 내포된 성정과 기운이 그 사람을 형성한다는 뜻이다.

차는 범어로 알가(閼伽, argha)라고 한다. 신에게 바치는 공물을 담는 그릇의 총칭으로 쓰였다가 뒤에 불전에 올리는 맑은 물을 가리키게 되었으며, 향기로운 차를 뜻하게 되었다.

차는 약리적으로 몸 속 노폐물과 독소 배출에 으뜸이다. 성인병 예방, 중금속 해독을 돕고 다이어트는 덤이다. 들뜬 기운을 가라앉히고 뇌파를 안정시키게 함은 최고의 덕목이다.

차는 차나무 잎 그 자체지만 차가 되는 순간 더이상 차나무 잎이 아닌 것이다. 차는 자연이 인간에게 제시하는 또 하나의 자연이다. 차는 자연의 지문이며 신의 흔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차를 맛보는 것은 우주를 맛보는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차는 차나무 잎 한 가지로만 만든다. 그런데도 맛 향기 색깔 기운이 일반적인 음식과 비교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하나이면서 모든 것이라는점, 이것이 차의 미학적 근원이다.

'하나에 모두가 있고 많은데 하나 있어, 하나가 곧 모두이고 모두가 곧 하나이니, 한 작은 티끌 속에 세계를 머금었고 낱낱의 티끌마다 세계가 다 들었네.'

신라 의상대사의 법성게의 한 구절이 떠 오른다.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는 크게 네 종류로 분류한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불 발효차(녹차), 반 발효차(중국산 오룡차나 철관음, 청차 등), 완전 발효차(홍차), 후 발효차(보이차)로 나눈다. 또한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제조 과정에 따라, 색깔이나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차와 마주한다는 것은 마음과 마주한다는 것, 차는 마음의 때와 얼룩을 씻어내는 정화수이며, 침묵의 노래 곧 명상의 길 안내자이다. 자신의 일상속에 명상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깊은 삼매에 젖어들 수 있다면 이보다 지복(至福)한 삶이 또 있을까?

추사가 초의선사에게 써보낸 '명선(茗禪)'이라는 작품은 차와 선(禪)이 한 맛으로 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차는 몸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마시는 것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도 차를 얼마나 즐겨 마셨으면 밥과 동일시하여 다반사(茶飯事)란 말이 생겼을까? 차와 곡식이 얼마나 귀했고 이들의 보관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차곡차곡(茶穀茶穀)이란 말도 그렇고, 차를 보관하는 조그만 방이란 의미의 용어 다락방도 그렇다. 차를 마시면서 얼마나 예의를 중시했으면 차례차례(茶禮茶禮)라는 말까지, 차는 이렇게 우리생활 속에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는 것이다.

계절은 바야흐로 더욱 차마시기 좋은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요가를 수련하는 요기니들이시여, 부디 차를 가까이 하시라! 그리하면 님의 육신과 영혼의 수승(殊勝)함을 얻게 되리니.'


'차(茶)를 우린다는 건'

찻잎에 찻잎 겹쳐 이루는 다관 속 찻잎 세상/ 물ㆍ불ㆍ하늘ㆍ땅 하나 되어/

천지개벽 신세계가 전개된다/ 밀실같은 다관 속에서/나투이는 상생ㆍ화합ㆍ화쟁(和淨)

(시연: 정정숙ㆍ최진태)


요가의 향기, 디카시로 담다(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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