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신문
《다리 자세(세투반다 아사나)》
다리는 우마차가 다니는 길을 뜻하는 교(橋)와 사람이 다니는 길을 뜻하는 량(粱)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하천 계곡 호소(湖沼), 도로 및 철도 등을 횡단하는 통로를 떠받치기 위하여 축조하는 구조물의 총칭이다.
'다리 자세'는 범어로 '세투반다 아사나(setubandha asana)'라고 한다.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무릎을 구부려 세우고 발을 어깨너비 정도로 벌린다. 두 발이 엉덩이 가까이에 오도록 최대한 양쪽으로 당긴 후 두 손으로 발목을 잡거나 바닥에 놓는다. 엉덩이를 최대한 높이 들어 올리며 가슴을 활짝 연다.
이 자세는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 주며, 가슴 목 척추를 이완시킨다. 척추의 탄력성과 근력을 강화시키며 엉덩이를 탄력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요실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몇 년 전 내한했던 로마 교황의 정식 명칭은 ‘최고의 주교’ 즉 ‘폰티펙스 막시무스’(Pontifex Maximus)인데 이 폰티펙스라는 것은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교황은 하느님과 사람을 잇는 최고의 연결자 또는 중개자·대리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고대 로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던 다리를 놓는 사람의 명칭이 국가 수장의 명칭이 되고 교황도 그 칭호를 사용하게 된 것으로, 다리를 지상에서 천국에 이르는 길로 보았다.
불가(佛家)에서 다리 놓기는 중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로 보았다. 곧 다리를 놓는 일은 현세에서 쌓을 수 있는 최고의 공덕으로 여겼다. ‘무지개 다리’가 사찰 입구에 많은 이유다. 무지개를 타고 속세를 벗어나 불국토에 들어선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벌써 제목만으로 뭉클한 느낌을 주는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Bridge of troubled water)’ 곡은 폴 사이먼이 작사 작곡하여 1970년도 사이먼과 가펑클이 불러 히트가 되면서 1위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다. 상대에게 의지할 곳을 제시하는 포근한 가사는 학창시절, 군대시절, 적막했던 순간들을 맞이하면 모두가 어울림 되어 화음을 이뤄냈던 곡이였다. 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식에게 혹은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 들려주거나 불러줄 수 있는, 이 험한 세상에서 위안을 선사해 줄 수 있는 곡이라는 정평이다.
험하다면 험한 세상이기에 어느 누군가의 다리가 될 수 있다면 그게 곧 또 다른 삶의 행복일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의 가스펠 송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명곡 중에 명곡이다. “험한 물결을 건널 수 있게 하는 다리처럼, 내가 다리가 되어서, 당신이 건널 수 있도록 해 줄게요, 내가 다리가 되어서, 당신이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해줄게요”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마치 거친 풍랑 속에서도 버텨내는 다리처럼 내 몸을 눕혀서 세상 풍파 위에 놓인 다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의 가사는 그 자체로 절창 시(詩)이다. 그러한 것이 바로 세상을 행복으로 변화시킬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는 듯하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의지하고 함께 나아가야만 하는 본태적 숙명을 띠고 태어났는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에서 수많은 고난과 난관에 부딪히곤 했다. 찬란한 역사도 물론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역사의 길은 늘 어떤 선택을 강요한다. 우리 세대는 후대가 그들의 길로 온전하게 나아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역사를 지켜내고 이어짐을 담보해내는 역할 말이다.
아무쪼록 후손들에게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고, 감히 범접할 수 없고, 감히 흔들 수 없는 금강석같은 ‘튼실한 다리’를 놓아 주어 세세만년
(歲歲萬年) 번영을 누리게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는 허리띠를 띠고 등불을 켜놓고 깨어 있어라”(눅12:35) 말씀을 가슴속에 담아본다.
제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남녀노소, 빈천을 가리지 않고 흔쾌히 내어주는 고귀한 희생정신을 다리에서 배울 일이다. 돌아보면 주변에는 충실히 튼튼한 다리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곳곳에서 드러내지 않고 카르마요가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도 많음은 아직도 살 만한 세상이지 않는가? 나로 인하여 나로 하여금 어느 누군가가 무탈하게,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지나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준다는 것!
어쩜 가깝게는 가족으로 시작하여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를 위하는 일이 되는 것임을, 그것이 바로 거창하게는 나의 존재 이유이며, 그러한 다리의 건설을 위해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 자체가 소소한 행복의 지름길이라고도 생각해 본다.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곡이 만트라의 챈팅처럼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몸과 마음을 확장시켜 주는 '다리 자세(세투반다 아사나)'를 실행하면서 그대와 나, 섬과 섬, 바다와 육지, 하늘과 땅, 바다와 강, 무의미한 사물과 사물, 메말라 가는 가슴과 가슴 사이에 정성껏 다리를 놓는 마음으로 나의 중심점인 복부를 들어 올려 보자. 깊은 호흡을 실어 저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본연의 소리 들리는 내면의 한 점을 응시하면서.
'다리'
세상에서 가장 멀고도 가장 가깝고/
가장 건너기 힘들기도 쉽기도 한 다리는?/
섶다리 무지개다리 구름다리? 네티(Neti 아니다)/
나와 진아(眞我 atman) 사이에 놓인/
빛 색깔 맛 항도 없는 마음의 다리
라지요
**울산신문
요가의 향기, 디카시로 담다(38)
《다리 자세(세투반다 아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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