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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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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on Jul 06. 2021

할슈타트(Hallstatt)

2015년 늦가을의 기억을 펼치다.

호수 속에는

똑같은 세상이 도사리고 있었다.


내세(來世)로 들어가는

소름 끼치는 투명함이

실재(實在) 뺨치는 고혹스러운 자태로

뛰어들고픈 미친 충동에 손 내밀어 이끄는


호수 위

자잘한 물결은 바람의 부채질이 그려낸

영롱과 몽롱이 함께 추는 유혹의 왈츠.     


그 선율에 취할 뻔.

가까스로 도망쳐 고개 들다 만난

교회 첨탑 위 하늘로 비행하는 한 줄기 바람결.


그래.

뺨을 스치고 잎사귀를 토닥이는

공기의 유영(遊泳),

숨 붙은 자아만 자각할 수 있는 이 삶의 선물이라.

아무리 아름다운들 물속에는 없는 것이 바람이라.


붙어 있는 목숨, 멋없어도 고마우며

다디단 바람결에 날리는 나뭇잎 왈츠 아래

올라탄 버스는

하늘과 바람의 향기를 오선지에 담았던

모차르트 살던

잘츠부르크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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