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Sep 6. 2021
여름 저녁 나뭇잎
발코니 너머
여름 저녁 바람이
잎사귀를 스칠 때
그 소리 청량하여 아름다워라!
그 생각이
휘청이는 나뭇잎
가만가만 바라보다
미안해지는 것은,
제 원하지 않음에도 흔들림 속
바람의 때림에 속절없는
울음이구나.
너의 울음을
아름답다 여긴
제 멋대로 허튼 이기심이
여름 안에 앉아서 언뜻 느낀다.
아름답다 함부로 감탄 말지라.
어떤 아름다운 것들은
저 홀로 아픔
참고 쏟는
눈물의 소나타.
질문하다. 대답에 대답하다.
너에게 나를 묻:는다.
그래.
그래도 나는
너에게 나를 묻는다.
반만 맞는 말
제목도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
어릴 적 어느 만화에서 그랬다.
마음 하나 이기면
세상 다 이기는 거라고.
이제 보니 반만 맞는 소리.
세상은 이겨서 뭐하려고.
기억되지 못한 용기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그 모습이 보고 싶어서
뗏목에 몸을 실었던
그
바다를 향해 나아간 첫 사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겁 없는 호기심으로
망망대해 가도 가도 끝내
닿을 수 없는 수평선으로
파도에 흔들리며 노를 저었을 첫 사람
지치고 주린 육신의 기력 다 하는
마지막 순간에
너른 바다의 품에 영영 안기며
하늘로 돌아가는 그는
찬란한 태양에 영혼을 던지며
바다와 하늘과 하나가 되었을 첫 사람
Good Night
밤, 까만 보자기
오늘 네가 겪으며 끝내 이겨낸
피곤과 아픔 모두 감싸 묶어
다시 오지 않을 어제로 묻어 버리는 망각
밤, 까만 도화지
내일 네게 다가올 아침 햇살에
기운과 기쁨 함께 솟아 힘찬
다시 빛날 멋진 무지개 하늘 수놓을 약속
이 밤, 아늑한 망각과 약속
너의 몸을 달래고
너의 맘을 채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