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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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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on May 14. 2021

마을버스 막차

목덜미에 맺힌 땀방울들

기사복 깃을 적실 때,

알바 첫 출근 딸내미 염려로

가슴속은 더 젖는다.


과속방지턱 덜컹 에

출렁 휘청 넘어질 뻔

더위에 더 취해 얼굴 불콰한 할배가

뱉은 혼잣말 욕설은 귀로 삼켜


못 들은 척,

흰 장갑 오른손은 다시 기어를 올린다.


아스팔트 곳곳 패인 구불구불

시골 밤길 호젓해 정겹구나... 는

핸들 밥 먹기 전 얘기였지.


파스들 덕지덕지

운전대 쥔 왼팔 어깻죽지

오늘따라 더 아우성이네만,


막차 종점 거의 다 와,

쑥스럽게 건네는 캔커피 하나.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단골 여고생 맑은 목소리, 참 고마우면서도


얼추 나이 비슷하겠네.

이 녀석, 밥은 먹고 일하는 건가...

마음은 다시 아릿...


운전석만 아니라면

버스 좌석은 이리도 편하구나.

집까지는 55분.


쪽잠 청하며 감은 눈꺼풀 위로

위로 같은 식솔들 얼굴

희미하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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