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마음 레시피 주제는 “에듀퍼리먼 증후군”(일명 “바보 증후군”)에 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에게 안 좋은 상황에 놓이면, 마치 바보가 된 듯한 마음으로 바뀌어버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제가 상담 현장에서 자주 목격하는 바보 증후군의 양상은,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 작업을 통해 갖은 노력으로 자신감을 얻고 자존감도 올라가는 듯 하다가도, 일상에서 있을법한 사소한 갈등에서 바로 무너져버려, 그동안 자신이 애썼던 마음작업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입니다. 이때, 내담자는 자신을 자책하고, 탓하면서 괴로워하다가 끝에는 심각한 우울증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바보 증후군은 어떻게 생기는지, 그리고 만약 나도 모르고 바보 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먼저, ‘바보 증후군 증상의 핵심인- ’내 탓이야, 내가 잘못한거야‘와 같은 인지 특징은 “탓 돌리기 이론”에서 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탓 돌리기는, 어떤 부정적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누구에게 돌리는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을 정리한 심리학 이론은 “귀인이론”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답니다. 자 그렇다면, ’귀인이론‘이 무엇을 말하는지 잠시 알아보고 갈게요. 이 귀인이론은 캘리(Kelly)라는 사회심리학자가 제창하였는데, 주로 ’행동의 원인을 추론하는 인간의 내면 심리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귀인(歸因, attribution)은 '원인의 귀착'의 줄임말인데요. 제가 쉬운 예를 들어 알려드릴게요.
여러분, 만약에 어떤 사람이 복잡한 길을 가다가 넘어졌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 사람이 넘어진 이후, ’옆에 사람이 나를 쳐서 넘어졌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외부 귀인”으로, 환경적인 요인에 그 행동의 원인을 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너무 덜렁대서 넘어졌네”라고 생각한다면, 내부귀인으로 나의 근본적인 성격에 원인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러한 귀인이론은 어린시절 아이들의 반응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어린아이들은 발달 특성 상, 자기중심성이 높아서, 내부보다는 외부 탓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때, 양육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모가 이러한 발달특징을 간과한 채, "너는 왜 남 탓 만하니?",“너는 니 잘못을 모르는 거니?”“너 바보니?”와 같이, 과도하게 핀잔을 주거나 비난을 하게 되면, 아이는 '아 무슨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을 탓하면 혼나는구나, 다 나 때문이야'와 같은 단정적 인지오류가 생겨버리지요. 이러한 과정이 몇 번 정도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환경에 놓이게 되면, 아이는 무슨 일이 생겼을 때마다 외부귀인보다는 자신의 성격이나 자신의 능력 부족과 같은 내부귀인을 하는 부정적 마음습관이 길러져, 결국 자책감이 커지고 자존감도 낮아지는 마음의 아픔을 겪게 되는 거지요.
그렇다면, 여러분들 혹시, 나 자신일 수도 있고, 주변에 친구나 지인들 중에 ’모두 다 나 때문이야, 내가 못나서 그래‘라는 말들을 자주 하는 걸 보셨나요? 아래 바보 증후군 체크리스트로 간단하게 한번 알아보고 넘어갈께요.
1. 길을 걷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치면 위축된다.
2. 잠들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을 곱씹어 보고 자책한다.
3. 항상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고 한다.
4. 상대방이 나한테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지 계속 분석한다.
5. 힘든 일이 생기면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6. 대화할 때 상대방의 기분을 자주 확인한다.
7. 칭찬을 받으면 흔쾌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러한 바보 증후군에 대한 적절한 대처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제가 3가지 정도 설명드릴게요.
우선, 바보 증후군을 다른 말을 ’착한아이 증후군‘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매사에 너무 착해서 다른 사람의 부탁에 거절을 못하고 자신이 잘못한 경우가 아닌데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버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특히, 이런 사람들은 주로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할 때, 긍정적인 정서 외에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강한 두려움을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상담 사례에서도 착한아이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회사 팀장이 사원의 무례한 행동이나 업무 태만에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채, 모두 다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무능력해서 그래, 화를 내면 절대 안 돼, 저 사람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와 같은 자책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본인이 먼저 회사를 이직하게 된 사례가 있었어요. 이러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첫 번째 심리처방은 ’객관적인 상황 분석 능력 기르기‘입니다. 즉, 바보 증후군에 오래 길들여진 사람은 갈등이 발생할 때, 주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초점을 두지 못한 채, 자기 감정에 빠져드는 특징이 강한데요. 이때, 이러한 작업은 혼자 하지 마시고 친한 친구나 멘토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함께 하는걸 추천합니다. 즉, 객관적인 상황분석 후에는 감정이 아닌 대처해야 하는 “자신의 행동에만 초점을 두는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필요한 대처는 위에서 언급한 바보 증후군 체크리스트 4번과 연관되어 있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상대방이 나한테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지 계속 분석한다”에서처럼, 바보 증후군에 걸린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을 계속 반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때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이 뭔가 반복된 생각에 갇혀있을 때 행동활성화법을 동반한 환기 반응이 도움이 됩니다. “행동활성화법”이란, 심리적으로 하나의 초점화된 생각에 몰두되어 있을 때, 자주 쓰는 방법인데요. 아주 사소하지만 바로 결과를 볼 수 있는 간단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생각이 나를 괴롭혀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을 때, 집안청소나 설거지, 또는 빨래하기 등 사소한 집안일을 시작하시길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효과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여러분, 집안청소 후 개운한 마음이 드시는 경험은 모두 해보셨을 텐데요. 바로 사소한 행동에서 결국은 기분좋은 감정으로 이어지는 행동활성화법을 꼭 써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대처법은, “자기 보상 일지쓰기”입니다. 자기보상 일지란, 오늘 하루 단 하나라도 수고했던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보상할 부분을 찾아서 적어보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나는 오늘 3일 동안 야근해서 피곤한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일과를 무사히 잘 마쳤다‘와 같이 스스로 짚어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자신의 노고에 대한 모든 부분을 기록하고, 그 기록에서 그치지 말고 보상까지 주면서 마무리하는게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상은 다양한데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기, 또는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기‘와 같이, 내가 맘편히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단 하나의 순간을 계속 실천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여러분,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희노애락의 감정이 때로는 독이 되어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걸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바보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감정의 기능을 줄이고 객관적인 상황에서의 문제해결력을 위한 사고 기능의 활성화가 중요한 심리 처방전인데요. 상황을 정상참작을 했을 때 필요한 현명한 나의 이미지를 자주 떠올려보시고 그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