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made는 다 거짓
종업식 날 아침.
오늘은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진행하는 졸업식도 있었기에 학교 안이 꽤나 소란스러웠다. 아이들도 방학을 앞두고 시원섭섭한 눈빛이 가득했다.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먹을 건가? 나 아까 들고 오시는 거 봤어. 맞다, 하리보 저번에 주신다 하지 않으셨나? 근데 어제 과자파티도 했는데? 어 그러게. 뭐지? 수군수군.
지난 1년 동안의 우리 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여러 말들을 뒤로하며 준비된 선물을 꺼내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상장을 나눠줄 거라는 걸 말해주었다.
먹을 게 아니라니! 얼마 간의 탄식과는 다르게, 맨 앞자리에 있는 친구들은 내가 들고 있는 상장들의 뒷면을 훔쳐보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벌써부터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궁금하지? 방학식 방송 끝나면 바로 나눠줄게~”
ㅡ 안내말씀드립니다. 오늘 방학식은 방송장비 이상으로 인해 방송을 취소합니다. 각 반에서 자체적으로 방학식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ㅡ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일제히 내 손에 들려있는 상장을 향해 눈빛이 반짝인다. 24명의 우리 반 아이 각자에게 그럴듯한 상을 모두 만들어주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나눠줄 때가 되니 나 역시도 너무 재밌었다.
“다음 상의 이름은, 아마 이름만 들어도 맞출 거 같은데요. 바로 올 한 해 가장 재미있는 장난을 많이 친 장난꾸러기상입니다~”
“누구누구네~”
“아 이건 백퍼 땡땡이야”
“어 난가?”
연말 시상식이 그렇게나 오래 걸리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시상 중간중간 잡담을 조금씩 섞으니 꽤 오랜 시간 상장을 나눠주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이렇다 할 교내대회도 별로 없다 보니 아이들이 상장을 접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우리 반 아이들은 서로의 상장이 신기한 듯 연신 읽어보기 바쁘다.
짧은 대청소 이후 종업식의 피날레인 생활통지표 배부 및 다음 학년 반 배정을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텅 빈 교실에서 2022년 한 해를 되돌아본다.
참교사와는 거리가 1광년쯤은 먼 내 교사생활에도 이 아이들은 연말 시상식에 초청받을 자격이 있을 만큼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비록 나는 자랑할만한 selfmade 인생은 아니지만, 대신 올해 이 아이들 덕분에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