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학급문집 편집을 마치며

글맺음을 시작하다

by 김떱
2022 학급문집.jpg 내년 문집 표지에는 마스크가 사라지기를!

교사 커뮤니티에 가보면, 그야말로 금손을 가지신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 선생님들이 올려주시는 교육 자료들를 볼 때마다 예술적인 감각에 대한 재능의 벽을 자주 느끼곤 한다.

내가 만들어내는 학급문집의 퀄리티는 조악한 수준에 불과하다. 미리캔버스로 만들어 낸 투박한 썸네일과 어쩐지 어색해보이는 한 켠의 학급사진이 양념의 전부다.


가끔 책을 읽다보면, 책이 '멋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책의 표지나 꾸밈이 예쁠 때가 아니라, 글쓴이의 마음이 책의 내용과 어우러져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해질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학급문집을 만들 때마다 나는 정말 문집이 멋있게 느껴진다. 문집을 읽다보면 학생들의 마음이 내게 정말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흑백의 글자 뿐이지만 그 글자 속에서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고, 말투가 떠오르며 행동이 보이게 된다. 글 속에 내가 '선생님'으로 등장할 때야 비로소 내가 선생님인 걸 알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난 일 년의 시간을 이 아이들과 함께 보낸 것에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시기가 다소 늦은 종업식이었기에 문집 완성에 늑장을 좀 부렸다. 1월 초순에서야 완성된 문집 파일을 프린트하고 일일이 제본하며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다음 날 아침, 아이들에게 내심 뿌듯해하며 나누어주던 문집이었건만. 한 아이가 속상해 하며 내게 말을 건넨다.

"선생님,,, 저는 글을 너무 대충 쓴 거 같아요. 다시 읽으니까 부끄러워요."

속상하겠지만 이 또한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이 될거라며 그 아이를 달래주었다.


아이들이 하교한 공허한 교실 속, 내가 그 아이에게 내뱉앴던 위로의 말이 다시 나에게 들려왔다.

그 고요한 메아리를 들으며 갑자기 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글로 남겨볼까?'

아직 한 자도 적지 않았건만 부끄럽고 민망했다. 아까 그 학생의 마음이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학급문집을 나누어줄 때에도 아이들은 나에게 또 하나의 배움을 준다.


글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한 교사 나부랭이는 아직도 이런 글의 맺음이 어렵다.

글맺음이 이처럼 어려운 건, 하루를 마치는 긴 잠 후에 다시 하루가 시작되는 것처럼 생각과 생각, 글과 글에는 그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나의 맺음을 향해 계속해서 기록해 나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