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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19. 2023

26. 수화 (手話)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시인은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장애인들과 1주일 동안 주간 보호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사실 주변의 많은 장애인들을 만난 적이 있어서 특별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1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같이 지내는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긴장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뇌성마비 장애인과 자폐아 10여 명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봉사단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식사도 함께 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치는 시간 동안 같이 지내는 것이었다. 1주일 동안은 가족들을 대신하여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보호 개념으로 접근했는데 생각보다 봉사자들이 해야 할 일과 주의해야 할 점이 많았다. 특히 일반적인 장애인이 아닌 경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봉사자로서 어떻게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면서 참여하였다. 

내가 맡은 남자아이는 10대 후반의 자폐아였고, 의사소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차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였다.      

하루는 모두 함께 바다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일단 신체적, 정신적으로 여행을 감당하기에 조금 어려운 장애인들이어서 걱정을 했는데 무사히 바다까지 이동을 했다. 해수욕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우리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시선을 받게 되었다. 이때 처음으로 장애인들이 받는 시선의 일부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만일 그 바닷가에 있던 피서객의 일부였다면 내가 보냈을 시선을 오히려 장애인의 시점에서 받아 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특별한 것이었다. 물론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차갑고 경멸의 시선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불편한 시선을 느껴 본 것만으로도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함께 간 장애인들은 바다를 보았다. 그들이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정확히는 그들의 시선 속에 바다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였을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적어도 자연을 바라보는 모습만은 우리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었음에도 우리는 장애인들에 이런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애인이 군중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을 때 우리 사회가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알기에 대부분의 장애인 보호자들은 가장 내에서 그들을 고립시킬 수밖에 없다. 장애인들조차 자신들이 그러한 시선 속에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고 생각하고, 가족이나 봉사자들조차 쉽게 그들에게 외부로 향하는 기회를 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장애인들에게 가진 편견이 그들에게 삶으로의 도전, 외부 세계로 향한 발걸음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많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더 많은 변화가 필요로 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마지막날 장애인들이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시간이 되면서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귀가하던 중 어머니는 작은 편지 한 장을 손에 쥐어 주셨다. 

1주일 동안 아이와 떨어져서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부담을 조금 덜고 그동안 아이 때문에 제대로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 못한 장애아의 누나와의 즐거운 추억을 만들게 해 주셔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느낀 작은 감동과 어머님의 애환이 교차하면서 1주일 동안 함께 한 큰 배움의 시간이 마무리되었다. 

시인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장애인 가족들의 삶을 엿보게 되면서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누구나 장애에 대해 자신의 긍정적 인식을 말할 수는 있지만 실제 자신에게 닥친 장애나 자신이 감당해 내야 할 장애에 대한 책임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쉽게 수용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생각보다 장애를 돌보는 가족에게 삶의 무게는 너무나도 큰 것이었으며, 우리가 건네는 위로 정도로는 해소되지 않는 마음속 응어리로 자리 잡고 있었다.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과 돌봄에 지친 자신에 대한 분노, 혹은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 등 수많은 감정들이 삶을 온통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장애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가족이 책임져야 할 업보도 아니다.

사회는 장애를 책임져야 하는 책무가 있다. 사회적 돌봄을 기반으로 하는 삶의 새로운 지속이 가능하도록 국가적 정책과 사회적 실천을 병행해야 한다,     

장애로 인한 누군가의 희생과 고통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장애 유무와 장애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그것이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수화(手話)     


          

손가락 마디 하나

많은 말이 담겨 있다     

     

친구는 말이 없이도

예쁜 하트를 그려 주고

나는 큰 손으로 

‘사랑해’라고 쓰고   

       

그림처럼 그린 대화 

즐거운 노래되고

친구에게 전한 소리

아름다운 몸짓되네  

        

동화처럼

마음처럼

우리가 그리는 

작은 이야기들  

   

우리의 손짓은 하늘을 품고

우리의 대화는 마음을 담는데     


그래도 궁금한 건 친구 목소리

그래도 전하고픈 나의 목소리







# 작품 소개


우리 사회는 아직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장애는 차이나 차별의 대상이 아닌 남과 다른 작은 불편일 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복지 혜택의 증가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현재 학교에서는 장애 아동을 수용하여 통합 교육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는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이나 장애에 대한 교육도 확대하는 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장애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애에 대한 이해와 실천 방법 중 수화의 경우는 소통의 수단으로써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수화를 활용하여 다양한 소통을 추진하는 활동이 많아지고 있어 아이들에게도 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새로운 소통의 수단으로써 수화를 배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수화를 이용한 노래 공연도 많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같이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장애인 친구와 대화하는 주인공의 아름다운 마음이 담기 동시입니다. 





# 창작 아이디어


수화는 다양한 손짓으로 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꼭 수화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손짓을 통해 서로에게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화를 배워 두는 것은 소통을 위한 우리의 배려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수화를 배우고 우리들만의 작은 손짓으로 작은 약속을 만든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 속 엄마와 아이들의 감정을 우리들만의 약속으로 만들어 두면 서로 말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또는 우리들만의 이모티콘을 통해 마음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수화의 내용을 멋진 도시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심심하다’는 어떤 손짓으로 표현해 볼까요? ‘실망하다’는 손짓보다 표정이 더 어울릴까요? 상쾌한 바람의 향기는 하늘로 날아가는 손으로 그려볼까요?

멋진 동시와 수화의 만남 기대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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