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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Dec 18. 2023

30. 동생은 핑크레이디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아이들의 선택은 거의 대부분 비슷하다.

남자아이들은 로를 선택하고, 여자아이들은 공주인형을 선택한다.

남자아이들은 파란색을 좋아하고, 여자아이들은 분홍색을 좋아한다.


요즘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문화다양성, 성적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나 몰이해로 여기는 시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실적인 아이들의 선택을 잘못되었다거나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그러했고, 지금 아이들의 선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남녀 정체성에 대한 논란을 벗어나 각자의 시각에서 아름다운 것을 선택하는 것을 굳이 복잡한 이론을 들먹이며 논하거나, 갈등의 소재로 활용한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각자의 기준에 따라 선택하고 자신만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럼에도 핑크를 사랑하는 우리의 딸, 로봇을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아름다운 것을 찾는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 당연하다.


세상의 시선보다 지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책임이다.

옳고 그름,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닌 취향과 개성의 존중이 사회 구성원 전체의 공통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 세대는 자신의 욕구를 드러나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누군가의 비난이나 사회적 제약으로 포기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선택이 늘 가치로운 것이며, 그러한 선택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신의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인 나도 어린 시절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을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

남의 이목에 못 입어본 원색의 옷을 입어 보고 싶고, 감추었던 댄스의 꿈을 실현해 보고 싶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망설이지 않고 새로운 세상의 금기를 넘어서는 삶을 살아 보고 싶은 날이 있다.







동생은 핑크레이디      


         

눈부시다 핑크레이디

공주 한 명 등장이요

어제도 핑크

오늘도 분홍       

   

왕자도 안 오는데

공주는 핑크빛

학용품도 공주고

벽지도 분홍인데  

        

동생아      

세상에는 핑크만 있지 않아

개나리 노란 꽃잎 목에 걸고

빨간 사과 한 입 먹고

까만 밤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도

아름답고 예쁘단다    

 

그렇지 동생아






# 작품 소개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만 해도 남자 여자에 대한 성고정관념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남자는 파랑, 여자는 핑크’,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 ‘남자는 울면 안 돼’, ‘여자가 조심조심 얌전해야지’ 등의 성고정관념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에 대한 성차별이나 제한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여자들의 성평등 운동을 바탕으로 많은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의 주인공인 동생은 핑크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다양한 색깔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는 충고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존 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인식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사회의 주인공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창작 아이디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세요. 아이들은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데 오히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피부 색깔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하지 말라고 강요하던 금기에 대한 일탈, 새로운 시대상이 반영된 가족 이야기(다문화, 이혼가정, 한부모가족 등),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등을 통해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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