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그 무엇보다 밀도 높은 면회 시간
중환자실 면회는 하루 한 번, 30분.
단 두 명만 입장 가능.
그 제한된 조건 안에서
우리는 아빠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나왔다.
어쩌면 평소에 함께했던 몇 년보다,
그 30분이 더 진심을 꾹꾹 눌러 담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는 매번
아빠의 팔과 다리, 겨드랑이 아래쪽을 천천히 주물렀다.
림프 순환이 안 돼서
팔이 더 딱딱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였고,
가만히 누워 있으니 살이라도 조금은 자극해주고 싶었다.
사실 그 손길은
간호행위라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이었다.
수술하고 열흘.
아빠는 아직도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 있다.
처음엔
“물 좀 줘”,
“샤워하고 싶어”,
“비데 하고 싶다”며
본인의 불편함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는
말도 줄어들었고,
눈도 잘 안 뜨고,
움직임도 줄어들었다.
아빠의 의식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어떤 날은 내리 잠만 자는 얼굴만 보고 나오는 날도 있었다.
그럴땐 그냥 물티슈로 아빠 얼굴과 손, 발을 닦아주며
응답 없는 일방적인 재잘댈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하루하루에도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상담 이후 의사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지금 폐렴이 생긴 상태입니다.
이게 더 심해지면 패혈증까지 갈 수도 있어요.”
게다가 뇌 사이에 퍼진 혈액은
자연스럽게 흡수되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으면
뇌압 상승이나 2차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주가 고비일 수 있다.”
그 말은 우리 가족의 마음속에서
계속 되뇌어졌다.
면회 시간마다
우리는 아빠의 손을 잡고,
목을 주물러주고,
눈을 마주치려 애쓰고,
그저 조금이라도 반응이 있을까 기다린다.
하지만 그 시간은
점점 ‘기다림’이 아니라
‘버팀’이 되어가고 있다.
말을 아끼는 엄마는
이제는 손끝으로만 아빠의 얼굴을 닦아준다.
어느 날은 울지 않는다.
그저 “오늘은 어땠는지” 묻는다.
그래서 오늘도 병원에 간다.
그냥 누워 있는 아빠를 보러,
그 자리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전하러 간다.
아직 깨어나지 않았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지만,
아빠는 여전히 우리 가족의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