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창에는 하늘이 없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그 네모난 창에는
하늘이 없다
피부를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릴 수 없는
기묘한 상처
눈을 비춰도
눈이 멀지 않는
눈부신 그림자
그래서 우리는 고개를 숙인다
끝내 하늘을 잊는다
우리는 하루 종일 손바닥만 한 네모난 창을 들여다봅니다. 그 안에는 세상의 모든 정보와 화려한 풍경이 가득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진짜 '하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액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빛은 우리의 얼굴을 밝게 비추지만, 결코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그 날카로운 창의 모서리에 마음이 긁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기묘한 상처'만 늘어갈 뿐이죠. 너무나 밝은 그림자 속에 갇혀, 정작 눈이 멀어야 할 순간에도 우리는 눈을 감지 못합니다.
결국 우리는 고개를 숙이는 법을 배웠습니다. 중력 때문이 아니라, 손안의 작은 세상이 주는 가짜 빛에 길들여졌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숙인 채 잊어버린 저 높은 곳의 푸르름을, 당신은 마지막으로 언제 마주하셨나요?
오늘 잠시만이라도 그 네모난 창을 덮고, 뻐근한 목을 들어 진짜 하늘의 온도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