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삼 분기라는 용어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제4 사 분기라는 용어가 더 어울리겠습니다. 하지만, 삼 분기라는 용어에 네 번째라는 의미로 이런 용어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는 임신 기간을 삼 분기(Trimester)로 나누어 오랜 기간 동안 의학에서 사용해 온 점을 보면 용서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최근 North Carolina 대학교의 Stuebe 박사를 주축으로 그동안 약간은 소홀히 생각되어 왔던 출산 후 12주를 제4 삼 분기로 정의하고, 이 시기에 임신부에게 소홀하고 부족한 것을 좀 더 신경을 쓰자라는 의미의 ‘the 4th Trimester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3월에 첫 모임이 있었는데, 산후관리를 총 6개의 주요 영역으로 나누어 향후 연구 프로젝트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은 1. 출산 후 신체회복, 2. 기분, 3. 수유, 4. 약물, 노출되는 환경과 물질들, 5. 성생활, 피임과 출산간격, 그리고 6. 수면과 피로 등입니다.
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엄마들과 연구자들이 서로 연결되어 의료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엄마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알아보고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치료의 측면에서 볼 때, 출산 후 첫 3개월 동안 기본적 경과관찰이 필요한데, 너무 조기에 이 치료가 중단된다는 의견입니다. 이 시기의 관심은 엄마에게 아기로 모두 옮겨가기 때문에 엄마의 케어의 부족상태에 빠질 오류가 생깁니다. 그리고 부족한 엄마의 수면과 피로는 가족의 삶의 질과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양질의 산후관리를 위해 임신부들에게 무엇을 체크해야 할지 체크리스트를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태교신기(胎敎新記)-
‘스승이 십 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 교합할 때 정심(正心)함만 못하니라.’
-태교신기(胎敎新記)-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에서 자라는 동안 엄마에게서 전달되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온몸의 세포 속에 이 정보들을 저장하게 됩니다. 아기는 세상에 태어나서 자라면서 이렇게 저장된 정보를 기본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음식, 소리, 빛, 향기 그리고 다양한 감각에 의한 정보들이 엄마를 통해 자궁 속으로, 그리고 아기에게로 전달됩니다. 이제 엄마의 몸은 홀몸이 아니라 태아를 위한 아늑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듯 태교란 비과학적인 하나의 관습이 아니라, 매우 과학적이고 현명한 지혜인 것입니다. 엄마가 임신 중에 어떠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이 아이의 평생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기는 좋은 정보를 취득하고 저장을 하는가 하면, 나쁜 정보들 역시 취득하고 저장을 하게 됩니다. 엄마가 좋은 정보를 많이 아기에게 전달하게 되면, 아기는 태어나서 좋은 정보를 사용하며 세상을 살아갈 것이고, 그리하면 더욱더 건강하고, 성숙한 인격체로 자라날 것입니다. 반면에 엄마의 자궁에서 나쁜 정보에 많이 노출되면, 이러한 정보들을 이용하여 아이는 세상을 살아갈 것이고, 그리하면 나쁜 방향으로 성장이 진행될 것입니다.
<태아프로그래밍>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태아시기에 여러 세포들과 장기들이 형성되는 일정한 시기에 어떤 정보들이 제공되었느냐에 따라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도 자라게 할 수가 있겠고, 나쁜 방향으로 성장하지 않도록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아기의 집이 되는 엄마의 몸과 마음을 항상 좋은 상태로 유지해 주는 것이 태교의 근본이라 하겠습니다.
봄이 되면 개울물에 송사리가 헤엄쳐 다녀야 하고, 산과 들에서는 어여쁜 새싹들이 차가움을 뚫고 올라와야 하듯이, 아파트 마당에서는 아침이 되면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려야 합니다. 만약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세상은 과연 무슨 낙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낳고, 잘 키우고 싶은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는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 인생은 참 아름답지 않은가요? -
(어느 봄을 기다리는 날에…….)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부딪치면 오히려 따스한 기운이 목덜미를 감싸는
봄바람을 만나고 싶다.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길을
뱅글뱅글 걷고 싶다.
봄볕에 그을리게 되더라도
볕과 마주하고 파란 잔디 위에
한참을 누워있고 싶다.
그러다
졸음이 오면 친구 무릎, 베개 삼아 잠시 잠들고 싶다.
푸른 잎이 속살을 내밀면
잔디 위에서 아이들과 뒹굴어도 보고
어릴 적 했던 숨바꼭질과 치기 장난도 하며 뛰고 싶다.
그러다 땀이 나면
고스란히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날려가게 하고 싶다.
말이 없어도 되는 친구와
볕 따사로운 벤치에 한참을 앉아있고 싶다.
밑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개울가에 가서
그 흐름을 넋 놓고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
서로 맞부딪치며 내는 바람소리에 집중하며
머리를 휘날리면서
먼 하늘과 땅을 보며 그렇게 달려보고 싶다.
그러다 문득,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면
그를 향해 조용히 혼잣말로 속삭이리라.
(이봐요......) ‘인생은 참 아름답지 않은가요?’
그동안 성원하여 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이렇듯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재미있는 태교, 그리고 젠틀버스 이야기>의 마지막 차입니다. 그리고 모든 생명의 시작인 봄은 역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 자신만의 행복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라면서 마무리드립니다.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참고> 이 메거진의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태교 그리고 젠틀버스>(31~37)은 브런치북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태교 그리고 젠틀버스>으로 통합하여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