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안녕?
아침에 신문을 보다 박장대소를 했다. 혼자서 미친 듯이.
왜냐고?
"文, 관제 펀드 90% 수익 남기고 다른 펀드에 5000만 원 재투자. '주식 이익공유제'는 말도 못 꺼낼 듯."
-○○일보-
너 혹시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코로나 이익공유제'라고 한 뉴스를 봤니? 그 뉴스를 봤다면 나처럼 웃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이익을 많이 본 기업은 그 일부를 기부해 피해 계층을 돕자는 그럴싸한 말이지만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는 가당치도 않는 말이지. 공산사회라면 그럴 수 있지만. 암튼 그런 이익공유제를 대통령에게 도입해서 펀드로 벌었으니 이익공유제 하자 싶은데 말을 못 꺼내겠다는 뉘앙스에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아들아, 주식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며 내가 말렸지만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니 투기든, 투자든 할 걸 그랬나 보다. 아니, 하겠다던 너를 말리지 말걸 그랬다.
지금부터 내 말에 귀 기울여봐. 그러니까 네 형이 군대 가기 전에 현대자동차 주식을 180000원에 백 주를 샀다. 그때는 서울에 한전 부지를 10조 이상 주고 사서 주가가 최하로 하락했다고 생각하고 샀다. 그전에 24만 원 했으니까 형 생각에는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다시 오를 거라 여기고 샀다. 주식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주가는 더 곤두박질을 치더란 말이지. 언젠가는 10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그때 심정은 어떤지 아니? 물론 내가 빌려준 돈으로 주식 공부하는 셈 치고 한 투자였지만.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처럼 몇 년을 묵히자고 생각했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현대차를 불매하는 바람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형은 다른 주식에도 손해를 많이 봐서 결국 신도 모르는 것이 주식이라고 여기고 손을 떼었지.
몇 년이 지난 올해 코스피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여 우리는 겨우 181000원 일 때 매도를 했다. 적금 이자만도 못하는 수익이었다. 팔고 나서 다시 17만 원대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그나마 잘한 선택이라고 한동안 좋아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 땅을 치고 후회를 하고 있다. 24만 원이 넘었다. 어찌 생각하니? 정말 우리가 주식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있었더라면. 기왕 몇 년 가지고 있던 것 더 가지고 있을 것을 그랬다 이거지.
너도 삼성전자 주식 몇 주를 사서 이익 40만 원 받고 팔아서 기분 좋아했지? 48000원 정도 일 때 사서 더 이상 안 오를 것이라 여겨 6만 원 대에 팔면서 좋아했다. 며칠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적기에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얼마나 좋아했냐? 그것 조금 더 가지고 있었다면 40만 원이 아니라 몇 백만 원을 벌었을 것인데.
지금은 9만 전자란다. 하하~ 배가 몹시 아플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더 가지고 있을 걸 그랬지? 너 역시도 그런 주식의 세계를 점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 물론 안 한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생각하란 얘기야.
다시 네 형이 주식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하도 언론에서 주식 이야기를 하니 가만있기는 뭐 한가 보더라. 금리는 낮아 돈을 크게 불릴 데가 없는 개미들이 저지르는 패착일지도 모른다. 반면 잘하면 횡재할 수도 있지만.
하여 엄마가 내린 결론은 네 형 말처럼 주식은 신도 모르니 손 떼고 성실히 벌어서 적금 넣어라. 네가 주식을 꼭 하고 싶다면 네 가진 돈의 10분의 1만 하거라. 그것도 군대 제대한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