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거 생각도 못했어"
영화는 이 대사 한 문장을 대변하는
음악과 분위기가 시종일관
벽지처럼 발라져 있는 프레임 안으로
관객들을 불러들인다.
주인공 창우의 나즈막한 목소리, 나즈막한 기타 연주처럼
담담하게 그래서 차분히 응시해 볼 수 있도록.
영화 <3학년 2학기>는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3학년 2학기 때
실시되는 현장실습 이야기이다
제목으로부터 어쩌면 쉽게 유추가능하겠지만
바라보기에 가장 마음 따뜻했던 한 장면
실습생 창우가 한주임에게 용접을 잘했다고
칭찬을 막 들은 참이다.
멀리서 이 장면을 바라보는 다른 실습생 성민,
병역특혜 한 자리를 두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하던
다른 실습생 성민이 얼굴에도
동료 창우가 받은 칭찬에 옅은 미소가 번진다
칭찬해주는 한 주임을 올려다보는
창우의 행복해 하는 얼굴
영화가 시작되고
몇 안 되는 창우의 밝은 표정이다
관객으로 영화를 보고 있던 나는
문득 저 표정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난다
창우의 까칠한 사수 송대리도 창우의 용접실력을 인정하며
과장님에게 단가 올려달래야겠다고 하자
한 주임이 때를 놓치지 않고 덥썩 문다. 진짜요?
진짜 말해줄거냐는 용접담당 한 주임 말에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송대리
송대리는 한 주임이 말해 주라고 슬쩍 한 주임한테 미룬다
한 주임은 주임이 무슨 힘이 있냐고
그 말을 들은 송대리는 대리도 힘이 없다고
저것은 '힘없음'의 소리없는 연대다
생기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그렇다해도 우리의 바이탈사인임엔
틀림이 없다
그 순간 월급이 들어왔다는 문자가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송대리 한주임 창우 그리고 성민이
4명의 인물 모두에게 날아든다
모두가 함께 폰을 꺼내
월급을 확인하는 장면.
모두가 어느 새 한 프레임 안에 들어와
나란히 선다.
송대리, 성민이, 창우, 그리고 한 주임.
화면 속 빨간 원통 스토브처럼
이 4인을 연결하는 어떤 고리가 있는 걸까
있다면 그건 뭘까, 무엇이어야 할까
무언가 따뜻한 동그란 원 하나가
이들을 감싸 흐르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이 장면은 뭘까.
바라보기에 가장 마음 따뜻했던 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