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4년 3월 7일 내 아기가 태어났다.

24년 3월 7일 쇄항아기가 태어났다.

by 아기엄마

24년 3월 7일 내 아기가 태어났다.


새벽 2시 잠이 계속 쏟아지던 날들과 달리 잠이 오지 않아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다리사이로 주르륵 뭐가 흘렀다. “나 오줌 싼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주르륵…! 자고 있는 남편한테 “오빠 나 양수가 흐르는 거 같아”라고 말한 뒤 며칠 전부터 챙겨뒀던 출산가방 케리어를 끌고, 광주 산부인과로 향했다.


“왜 제왕절개로 낳으려고 해?”라는 말과 동시에 내진을 당했다. 당했다는 표현이 맞다. ‘다리 벌리세요’라는 간호사의 말과 동시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손이 쑥-하고 안으로 들어왔고 불쾌한 통증을 느꼈다.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인생 첫 내진이었다. 깜짝 놀라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자연분만보다 응급상황이 더 적은 거 같아서요”라고 소신발언을 했고, 의사는 “애기 쉽게 낳으려는 건 아니고?”라며 되받아쳤다. 정말 불친절한 의사였다.


“경부가 하나도 안 열렸네, 낼 아침에 제왕수술 하게”라고 간호사에게 말한 뒤 수술대기실에서 나는 태동기를 달고 양수가 울컥 흐르며 기약 없는 대기를 했다. 움직일 때마다 양수가 흘러 이러다 양수가 부족해서 아기가 어떻게 될까 봐 걱정되고,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고 꼼짝 마라 누워있었다. 움직일 때마다 양수가 흐르기도 했지만 태동기가 떨어져 간호사가 왔기 때문에 미안해서라도 움직일 수 없었다.


새벽 2시에 온 병원은 오전 11시가 다 되어가고, 긴 기다림에 이제는 그만 수술방에 들어가고 싶었을 때.

간호사가 와서 “들어가실게요”라고 말했다. 인생 첫 대수술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수술방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거대해진 내 몸에 비해 수술대가 너무 작아 보여 여기 눕다 잘못하면 떨어지겠는데?라는 별걱정을 다 한 것과는 달리 나는 잘 자고 수술도 잘 받았다.


일어나 보니, 11시 30분. 와 정말 빠르다. 30분 만에 내가 회복실에 누워있다니! 발가락은 움직이나? 꼼지락 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옆 산모에게 안 좋은 일이 있다는 걸. 나는 잠자코 간호사가 보호자를 불러주겠다고 해서 대답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한 10분 정도 뒤에 간호사가 오더니 전남대 병원에 가서 지금 보호자가 없다고 했다. 그때 또 한 번 느꼈다. 나에게도 안 좋은 일이 있다는 걸. 한 10분 더 기다렸을 때 남편이 들어왔다. 눈이 벌겋게 운 거 같았다.

"오빠 우리 아기 중환자실 갔어?"

"응"

"왜? 많이 안 좋대?"

"몰라, 뭐라고 설명을 해줬는데, 뭔지 모르겠어"

"알겠어"

우리의 대화에 옆 산모와 남편이 조용해졌다.

커튼이 갈라 놓은 건 그저 자리였을까 아님 삶과 죽음이였을까. 서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우리 아기가 죽지 않고 태어나줘서 감사했다. 그 산모는 본인의 아기가 아프게 태어날 바에는 고통 없이 생을 마감한 것을 다행이라고 여기길 바랐다. 그렇게 나는 병실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