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아무나 하지만 누구나 꾼이 될 수는 없다. (10)
장사를 꾸준히 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체된다. 쭉 잘되는 가게도 있지만 잠깐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가게가 훨씬 더 많다. 그렇게 남은 가게 중 일부는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정말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면 더 읽지 않아도 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나 관련 체인점을 가본 적 있을 것이다. 없더라도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가게들 중 꾸준히 엄청난 손님이 몰려드는 가게는 없다. 다들 처음보다는 줄어든 손님이 온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손님이 오는 가게는 있다. 그 가게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단순화와 효율화이다.
긴 줄의 손님들이 그냥 돌아가는 경험을 한다면 다시 찾아올까? 밖에서도 기다렸는데 가게 안에서도 기다려야 한다면? 저 손님이 받은 것과 내가 받은 것의 음식 퀄리티가 다르다면? 가게를 나가는 순간에도 계산을 기다려야 한다면?
손님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쓸데없는 비용이다. 따라서 성공가도를 계속 달리고 싶다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단순화와 효율화가 필요하다. 괜히 잘 나가는 가게가 메뉴 수를 줄이는 게 아니다. 괜히 잘 나가는 가게의 알바가 그렇게 적은 게 아니다. 단순화의 최고는 메뉴와 동선이며, 효율화의 최고는 훈련과 경험이다.
단순화를 더 잘 알아보고 싶다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참고하면 좋다. 특히 백종원이 왜 메뉴 수를 줄이자고 하는지를 들어보면 더 좋다. 효율화는 ‘연돈’의 이야기를 보면 좋다. 개인적으로는 ‘마스터 셰프’에서 고든 램지가 요리하는 순간이 더 좋다. 그 순간이 바로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인다면 그 사람은 고수이다’를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까?
유통장부를 보면 장사가 잘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이 구분된다. 또 장사가 잘되는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도 구분된다. 그때 보면 정말 매년 비슷한 곡선이 그려진다. 가을부터 서서히 올라가더니 겨울에는 정점을 찍고, 봄부터 천천히 내려가던 게 여름 들어 급격히 떨어지며 저점을 기록한다. 이에 따라 주문하는 품목도 변한다. 특히 장사를 잘하는 집일수록 계절마다 품목이 다르다. 이는 장사에도 흐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장사를 잘하는 집은 이 흐름을 기초로 1년 전략을 세운다.(단순화와 효율화에 기초해서 세우는 거다.)
일례로 동네에 유명한 라멘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전략은 단순하다. 여름을 제외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다양한 라멘을 판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 냉라멘을 주력으로 삼으며 다른 종류의 라멘은 최소분만 준비한다. 이미 라멘은 잘 만든다. 주방에서 보이는 인원은 계산과 서빙을 담당하는 사람 한 명, 요리사 두 명에서 세 명, 주방장 한 명정도로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분업화가 잘 돼있으며, 단순한 소스를 비율만 달리하고 약간의 조리 방법만 바꿈으로 다양한 메뉴로 낸다. 모든 가게에 적용되기는 어렵지만 소스를 활용해서 맛을 내는 요리의 경우 단순화의 방법으로 사용하기 좋다. 또한, 주방장의 경력이 정말 길다. 효율화는 이미 이뤄졌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방법과 경험도 없이 그냥 일 좀 쉽게 해 보자 하면서 대충 하게 된다면 분명 맛이 달라진다. 이건 단순화가 아니다. 그냥 대충하는 것이다. 또 언급하지만 골목식당에서 재평가하러 가는 백종원이 실망하면서 “내가 가르쳐 준 대로 안 했쥬?”하는 걸 봤을 것이다. 아무리 잘 숨겨도 본질을 놓치면 티가 난다. 단순화와 효율화는 잔머리 굴려서 쉽게 하는 게 아니라 원칙을 체득해서 내게 맞게 변형시키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게 하지만 내 가게에, 내 사정에 맞게.
만약 저 라멘 가게가 귀찮다고 소스를 직접 우리지 않았다면? 면을 대충 불어 있는 것을 냈다면? 채소가 물렀다면? 튀김을 즉석 해서 튀겨내지 않았다면?
가게의 장점을 귀찮다는 이유로 버리는 꼴이 된다. 수많은 단점에도 그 장점 하나를 보고 오는 손님들이 과연 왜 변했는지 모를까? 모두 한 번씩은 말해봤을 것이다. “돈 벌고 배부르니까 맛이 바뀌었네.” 이 말을 지나가면서라도 들었다면 기회라고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자.
<오늘의 체크리스트>
단순화와 효율화의 개념을 정리해 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화시켜 보자.
Ex) 단순화는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는 것이고, 효율화는 같은 행동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
‘이자카야’: 안주를 내기까지 과정을 줄이기 위해 육수를 미리 준비하고 생선은 회만 뜨면 되게 준비, 튀김은 초벌을 끝내 놓자. 단순화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으니 손님들이 기다리는 동안 어포나 튀김을 서비스로 주며 술을 고르기 전 간단한 웰컴 드링크를 드리자. 효율화는 가게를 열지 않는 날 재료를 준비하며 ‘10번’ 시뮬레이션하자.
P.S. ‘이게 뭐야?’ 할 수 있지만 이 전략을 수립하고 안 하고는 꽤 큰 차이를 낸다. 내 전략과 행동의 기준표라는 생각으로 예시보다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그리고 단순화와 효율화가 진행될수록 변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