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에서 새활용으로 가는 삶

코로나가 만들어 준 목공예 업사이클링의 소소한 시작

by 소울파인더
새활용(-活用) 또는 업사이클(영어: upcycling 또는 creative reuse)은 부산물, 폐자재와 같은 쓸모없거나 버려지는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예술적·환경적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 방식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경제 침체 그리고 건물 노후 등으로 인해 도시의 기능을 상실하여 소멸 위기에 처할 위험이 있는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간의 국책사업이다. 기존의 도시 계획에 따른 도시 개발은 무분별하고 급진적인 개발행위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 낙후 지역을 구역단위로 철거한 후 외부인과 민간위탁등을 통해 형성된 자본의 유입은 지역을 활성화시키게 된다. 하지만 그 결과 개발지역의 집 값과 임대료의 상승이라는 반대급부가 형성이 되고 이는 기존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새롭게 들어오는 중산층에게 어쩔 수 없이 떠넘겨주어야하는 상황을 만들고 만다. 이런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인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선진국들의 사례를 학습하고 우리나라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였다. 그 결과 낙후 지역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생활 SOC, 민간위탁에 의한 재건축 등)을 짓는 대신 낙후 지역에 주민들을 위한 부족한 기초 생활시설을 새롭게 설치하고 노후한 저층 주거지는 외관 개선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비를 직접 지원하여 원주민의 지역 정주성을 보장하고 나아가 개선되고 활성화된 지역에 새로운 인구와 자본의 유입을 도모하고자 하였는데 지속가능성을 고민한 도시 개발 방식이 바로 도시재생 사업인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은 마중물 사업으로 낙후된 지역에 3년 간 주민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기반 시설 등을 만들고 리모델링을 통한 노후 주택 개보수를 지원한다. 또한 지역 경제 위축으로 얼어버린 상공업 시설에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 중 기존의 도시개발 방식과 두드러진 차이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도시재생 특별법 마련으로, 마중물 사업에 의해서 조성된 지역 활성화 공간을 지속 가능한 장소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의 자조조직에 의해서 기반 시설을 포함한 마을 공간을 직접 운영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에 있다고 할 것이다.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이하 마사협)' 이 바로 그것인데 마사협은 도시재생 특별법에 의해서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으로 조성된 기초생활 SOC의 유지관리를 역량을 갖춘 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인 마사협에게 운영의 주도권을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을을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지역공동체에 사회적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주민들 스스로 깨어나 사업의 목적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공이 추구하는 사회적인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로서의 개인 및 공동체의 역량과 소양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한 일환으로 진행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마중물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 다양한 역량을 갖춘 지역 인재를 양성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인재들로 구성되는 법인체인 마사협은 도시재생 사업으로 활성화된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주민 스스로 지역의 사회적 서비스를 공급하고 여러 가지 사업을 운영해 보는 경험을 통해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여 건전하고 건강한 도시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마을 공동체의 연대를 통한 애향심의 고취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UN SDGs 12번째 목표

한편 2015년 UN총회에서 발표한 지속가능 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인류가 실천해야 할 17가지의 목표를 말하며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 각국은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우리 대한민국도 그들 국가 중 하나이다. UN의 SDGs(지속가능 개발목표)의 17가지 목표 중 12번째 목표인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 양식의 보장(Sustaina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은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을 제고하여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친환경적인 일자리를 통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구성원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한다. 유럽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로 자유 경쟁체제와 대량생산을 토대로 물질 자본주의가 가져다준 문명의 이기는 인류에게 전에 없던 생활의 편의와 삶의 질의 개선을 이루어 내었다. 그에 반해 한정된 자원을 가진 지구의 생태계는 위협을 받기 시작했고 인류의 환경파괴는 자연생태계의 자동순환 시스템을 파괴와 혼란이라는 부작용을 안겨다 주었다. 결국 무분별한 자원 개발과 낭비를 통해 자멸할 수밖에 없는 지구의 생존을 위해서 우리가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활동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로서 업사이클링 즉 새활용이라는 대안을 도시재생사업의 마을 사업으로 도입하고 싶었다.



팔레트를 새활용하여 만든 테이블

가구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목공예에 대한 역량을 기초부터 다져서 가구제작 및 수리에 대한 전문 역량을 함양하고 나아가 친환경적인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마을 내 사업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외부 활동에서 제약을 받게 된 사람들은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 결과 집이란 공간의 효율적인 구성을 통해서 코로나로부터 받는 외부적인 제한을 상쇄시키려는 노력의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 같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내부 리모델링과 새로운 가구 구입을 통해 거주 공간을 새롭게 재구성하고 새로운 추가 기능을 넣어 기존의 주거 목적의 공간을 일, 교육, 삶 등의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 공간으로 연출하려는 사회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인류의 이러한 노력과는 상관없이 하나뿐인 우리의 지구는 현재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가 배출해내는 다양한 쓰레기는 지구의 숨통을 막고 자연의 회복력을 더디게 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코로나로 인해서 정체되고 지연되는 사회 및 경제의 성장 속도이다. 이런 시련이 남긴 느림의 미학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걸어온 길을 짬짬이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여유는 우리 주위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 것이며 우리의 삶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충동적인 소비가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제품을 다시 바라보고 재구성함을 통한 재활용을 넘어선 가치가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 새활용(upcycling)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도시재생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 중 업사이클링의 첫 번째 시도. '가구 업사이클링 화목 공방'은 목공예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여 지역에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취약계층을 돌보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큰 목적을 가슴에 품은 채 목공예의 기초과정을 시작하려는 대장정의 길에 놓여 있다. 아직은 미약하고 부족한 우리들이지만 한 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자국은 결국 주위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렇게 퍼져나가는 선한 향기는 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속 가능한 건강한 도시로 거듭나게 해 줄 도화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원도심 마을